[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17일(현지시간) IBM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내년 하반기 정식 출시한다. IBM이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첫 7나노미터(nm) 제품이다. IBM은 차세대 ‘파워11’에서도 삼성과 협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IBM은 연구 동맹을 통해 반도체 업계 최초의 7nm 테스트 칩 시연을 포함,십여 년 이상 연구 개발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지난 2014년엔 IBM 주도로 만들어진 ‘오픈파워 파운데이션(재단)’에 삼성전자가 합류하면서 협력을 강화해왔으며, 최근 양자컴퓨팅 개발 영역에서도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파워칩(파워CPU)은 IBM이 1990년대부터 출시한 서버용 프로세서다. 1990년 1000나노 공정의 ‘파워1’을 출시한 이래 거의 3년에 한번 차세대 파워칩을 선보여 왔다. 그동안 국내에선 주로 기업의 핵심시스템(미션크리티컬)을 지원하는 유닉스 서버용 칩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2008년 출시한 파워6 기반 파워시스템은 2010년 자사의 인공지능(AI) 왓슨에 탑재돼 인기 TV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됐다.
또, 2018년 출시된 14나노공정 기반 파워9은 같은해 6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올린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릿지 국립연구소의 ‘서밋’에 탑재돼 의학, 열에너지 분석, 딥러닝 등에 이용돼 왔다. 이번 파워10 기반 서버 시스템에선 AI, HPC 등과 함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IBM 시스템즈 비즈니스 총괄 한상욱 전무는 1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사진>에서 “IBM의 전망에 따르면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하면서 다양한 IBM 워크로드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활용하고 있다”며 “파워10은 성능과 보안, 메모리 인셉션과 같은 여러 기능이 IBM이 지향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라는 흐름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IBM에 따르면 파워10은 이전 파워9 프로세서 대비 최대 3배 많은 용량과 에너지 효율을 제공하며 20배 빠른 AI 추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메모리 인셉션과 더 빨라진 암호화 등이 차별점이다. 특히 이번에 추가된 메모리 인셉션은 페타바이트급(PB) 메모리 클러스터를 지원해 메모리 중심 컴퓨팅을 실현하는 기술이다.
허욱 한국IBM 서버 시스템즈 비즈니스 총괄 사업부장은 “메모리 인셉션은 복수의 노드 클러스터를 구축했을 때 각 노드 메모리를 개별 서버들이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며 “SAP HANA와 같이 메모리 요구량이 크고 연산성능을 필요로 하는 워크로드나 SAS와 같은 분석 워크로드, 대규모 AI 추론 등에 적용하면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파워AXON과 오픈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메모리 밴드위스를 높이고 메모리 클러스터링을 가능케 했다. 보안성 향상도 파워10의 특징 중 하나다. 투명 메모리 암호화(Transparent Memory Encryption) 기능을 통해 엔드-투-엔드 보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전 모델 대비 4배 많은 수의 AES 암호화 엔진을 채택했다.
현재 암호화 표준은 물론 양자 내성 암호(Quantum safe cryptography) 및 완전 동형 암호(Fully Homomorphic Cryptography) 등의 미래에 예상되는 암호화 표준까지 지원 가능하다.
최근 컨테이너 밀도 증가로 인해 새롭게 생겨난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해 하드웨어 기반 컨테이너 보호 및 격리 기능도 제공한다. 때문에 한 개의 컨테이너가 공격을 받더라도 같은 가상머신(VM)에 있는 나머지 컨테이너들이 공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상욱 전무는 “IBM 파워시스템은 기업의 미션크리티컬한 환경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매끄럽게 이전할 수 있는 최상의 시스템”이라며 “이미 IBM 클라우드 상에 파워 인스턴스가 출시돼 있으며(한국은 미출시), 파워VM 기반의 레드햇 오픈시프트 컨테이너 플랫폼 등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춘500대 기업의 80%, 글로벌 헬스케어 톱10 기업 모두 미션크리티컬 업무에 파워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며 “파워시스템을 통해 앞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위한 IT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