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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써보니...아직까진 통합 이상의 감동이 없다

사진=롯데온의 장바구니. '일반'과 '장보기'로 나뉘어 결제를 따로 진행해야한다.
사진=롯데온의 장바구니. '일반'과 '장보기'로 나뉘어 결제를 따로 진행해야한다.
[디지털데일리 김소영기자] 롯데쇼핑(대표 강희태)이 지난달 28일 출시한 온라인 통합쇼핑 플랫폼 ‘롯데온’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롯데온을 지향하는 통합 마케팅의 진수를 느끼기에는 아직 2% 부족한 느낌이다. 고객 데이터만 통합된 듯한 모양새다. 계열사 간 주문결제는 여전히 분리돼 있다.

출시 첫날엔 롯데온에서 물품을 장바구니에 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는 불평이 나오기도 했다. 속도는 둘째 치고, 앱으로 롯데마트에서 배너로 광고 중인 ‘마이셰프 쿠킹박스 균일가’를 눌렀지만 상품이 표시되지 않았다. PC 롯데마트몰에서 이용해보려고 해도 오류가 떴다. 앱에서 헬스앤뷰티 브랜드 롭스 랭킹존의 상품은 조회조차 힘들었다. 전체 1위 상품을 누르자 ‘상품정보가 없습니다’ 안내문이 떴다. 여타 상품의 다른 사용자의 사진 리뷰를 보려고 해도 오류가 표시됐다.

28일 출시 후 29일, 30일 연달아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1일까지 여전히 유사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고객 리뷰가 쌓이고 있다.

리뷰에선 ‘롯데닷컴에 담아뒀던 장바구니가 비워졌다’ ‘오류(504 gateway time-out) 메시지가 뜬다’, ‘제품 검색이 안 된다’ 등의 혹평이 이어졌다.

상품을 주문하는 단계에선 의외의 번거로움과 맞딱뜨렸다. 장바구니가 ‘일반’과 ‘장보기’로 나뉜 탓이었다. 롯데온을 이용해 롯데백화점에서 운동화, 롯데마트에서 생수를 담자 운동화 결제는 ‘일반’ 장바구니에서, 생수 결제는 ‘장보기’에서 따로 해야 했다. 기존의 온라인 통합몰 쓱닷컴(SSG.COM)에선 두 품목의 결제가 한번에 가능하다. 쓱닷컴을 경험한 고객이라면 불편을 느낄 여지가 있었다.

온라인 통합쇼핑 플랫폼 후발주자로서 롯데온의 경쟁력은 어디 있을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유통 공룡' 롯데의 이름값을 건 시작치곤 7개 쇼핑몰의 통합 외엔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모든 고객 대신 한 사람에게 집중’이라는 개인화 쇼핑몰 콘셉트는 11번가 ‘마이추천’ 등 타 쇼핑몰에서 이미 도입 중이다. 11번가의 해당 기능은 도입 2년을 넘겼고, 이용자 빅데이터가 계속 쌓이는 중이다.

물론 유통업계 최강자로 꼽히는 롯데온의 빅데이터를 무시할 순 없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은 고객의 행동과 상품 속성을 약 400여가지로 세분화하고,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국내 인구 수의 75%에 달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한다”고 전했다. 고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쇼핑 경험을 만족시키긴 어려운 판세 속에서 막대한 자원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롯데온이 적극 도입한다고 밝힌 서비스에는 ‘적시배송’이 있다. 고객이 단순히 빠른 배송보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상품을 받길 원한다는 점’을 고려해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활용한 배송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해당 서비스에 대해 ‘실제 고객 니즈가 있을 것인가’와 ‘고객이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얼마나 되는가’ 등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편 관련 업계는 롯데온이라는 거대 쇼핑 플랫폼의 등장에도 ‘우리가 잘 하는 것을 하겠다’는 분위기다. 이미 각사마다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과 노하우로 무장한 배경에서다.

쿠팡은 최근 오전 10시 이전에 구매하면 오후 6시까지 신선식품을 당일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을 실시한다고 밝혔고, 11번가 측은 ‘커머스포탈’ 즉 고객들이 자사에서 정보 찾기와 구매를 한 번에 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김소영 기자>sor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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