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구현모 시대를 맞이하는 KT가 새롭게 변화한다. 16일 KT는 2020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김인회, 오성목, 이동면 사장 3인방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동시에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복수 사장 체계를 구성했다.
황창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 인사는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사진>의 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이사회 결의에 따라 향후 CEO 직급은 회장에서 사장으로 낮아진다. 이 경우 CEO 내정자인 구 사장은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과 같은 ‘사장’ 직급에 놓이게 된다.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CEO 권한을 집중하기 위해 사장단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이날 KT는 김인회, 오성목, 이동면 사장을 경영지원부문 그룹인재실 부근무 인사를 내렸다. 사실상 현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추후 자회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커스터머부문장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 KT 그룹사 인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계열사 대표를 부사장 이상 직급으로 승진시켜 커스터머부문장을 맡기고, 이번에 자리를 비우는 일부 사장을 자회사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현재 KT스카이라이프 강국현 사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동시에, 구 사장은 CEO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투톱 사장’ 체제를 구축하는 포용력을 보여줬다. 박윤영 신임 사장은 사내외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인물로, KT 기업사업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에 성과주의에 입각해 박 신임 사장 능력을 십분 활용, KT 발전을 위한 실리를 취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현재 통신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미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과 격차를 좁혀 민첩한 대응을 하려면 속도전이 중요하다.
이에 구 사장이 거대한 KT 그룹을 홀로 이끌며 시행착오를 겪는 것보다,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을 통합한 기업부문을 박 신임 사장에 맡기면서 임기 초반 안정화된 조직 운영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