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메모리반도체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세가 진정 국면이다. 내년 1분기 D램 ASP는 전년동기대비 한 자릿수대 초반 하락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급을 감안하면 내년 2분기 반등을 기대한다. 다만 미국 중국 무역전쟁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문제다.
13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4분기 D램 ASP는 전년동기대비 최대 5%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전년동기대비 20~25% 축소 3분기 전년동기대비 15~20% 감소에 비해 대폭 줄어든 수치다. 2020년 1분기는 올 4분기보다 적은 한 자릿수대 초반 인하를 예견했다. 바닥에 도달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10월 거래량 증가로 D램 공급사 재고가 충분히 떨어졌다”라며 “2020년 D램 가격 안정화 및 회복에 도움이 된다”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비슷한 관측을 한 바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이다. 특히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점유율 1위와 2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월 수출입 동향 발표를 통해 “수출 물량은 줄지 않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하락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서버 신규 플랫폼 수요가 튼튼하며 재고확보 수요도 지속할 것으로 본다. 상반기 D램 재고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 재고는 이미 상당히 정상 수준으로 내려왔다. 4분기도 수요는 유지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공급과잉에 따른 ASP 회복 지연 우려는 적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대부분 중장기 인프라 투자에 배정했다. 예전처럼 치킨게임 즉 ‘물량확대→가격하락→수익감소→경쟁사 도태’ 전략을 취하지 않겠다고 했다. 중국 업체 D램 진출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로 전환하는 등 탄력적 공급 대응을 강조했다. 점유율 3위 마이크론은 감산을 공식화했다.
문제는 수요다. 당초 업계는 올 2분기를 D램 저점으로 여겼다. 하지만 수요 부진이 오래갔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영향이 컸다. 이 변수가 여전하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양국은 아직도 줄다리기 중이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도 고려해야 한다. D램 가격 회복엔 긍정적 요인이다. 일본은 지난 7월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3개 품목 한국 수출심사를 강화했다. 현재 이 품목 탓에 생산차질은 없다. 그러나 일본이 언제 어떤 품목을 추가할지 모르는 일이다. 아직 100% 일본산은 없어도 된다고 자신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공급 차질은 이들의 점유율을 감안하면 D램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선 우리 기업에 좋은 일은 아니다. 고객사 이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