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5G 가입자 확대와 미디어 등 비(非)무선 자회사 실적 호조에 힘입어 SK텔레콤이 2019년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세웠다. 5G 투자설비(CAPEX)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었지만, 덩치를 키우면서 양적성장을 이뤘다. 5G는 초기 네트워크인 만큼 전국망 구축과 5G 확산을 꾀하기까지 계속적으로 비용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내년부터 영업이익 상승이 이뤄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9년 3분기 매출 4조5612억원, 영업이익 3021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연결 기준 매출은 9% 늘었고, 영업이익은 0.7% 줄었다. 특히, 분기 매출로는 역대 최대다. SK텔레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자회사 편입 및 인수합병 등이 이뤄져 규모의 경제가 확보됐고, 여기에 5G 상용화로 무선매출까지 성장했기 떄문이다.
다만 5G는 양면의 칼로 작용했다. 5G는 무선매출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성장의 1등 공신이면서도, 마케팅 비용과 투자비 상승으로 영업이익 하락을 야기했다. 이 같은 비용은 5G 전환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지출이다. 내년 5G망 구축이 전국단위로 완료되면, 본격적인 성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매출은 회복세다. 5G 덕분이다. 무선매출은 8분기만에 전년동기대비 상승 전환했다. 무선매출은 2조4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전분기 대비 2.1% 증가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9월말 기준 154만명을 넘어섰다. 선택약정할인으로 주춤했던 무선매출은 데이터 사용량 증가와 5G 가입자 확대 효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3분기 ARPU는 3만1166원으로, 전분기보다 1.3% 늘었다.
다만, SK텔레콤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6%, 전분기 대비 8.2% 감소한 2528억원이다. 5G 마케팅, 기지국 구축 비용 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5G 마케팅비용은 7878억원으로 5G 가입자 증가 등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7%, 전분기 대비 8.1% 늘었다. 3분기 매출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7.1%에 달한다.
5G 마케팅 과열 경쟁으로 얼룩진 2분기보다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게 된 이유는, 5G 단말 수 증가와도 관련 있다. 지난 2분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10 5G’와 LG전자 ‘V50씽큐’만 시장에 출시됐다. 3분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시리즈, ‘갤럭시A90’ ‘갤럭시폴드’와 LG전자 ‘V50S씽큐’ 등이 추가됐다.
5G 기지국 확대를 위해 SK텔레콤은 6610억원을 3분기 CAPEX로 집행했다. 2분기 5856억원보다 12.9%, 지난해 3분기 4021억원과 비교해 64.4% 많아진 규모다. 주파수 경매 비용도 매 분기 약 300억원씩 반영되고 있다. 망 접속수익도 감소하고 있다. 통신사 상호접속과 관련해 요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미디어 등 자회사는 여전히 SK텔레콤 실적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동통신(MNO)뿐 아니라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포트폴리오를 4대 사업 중심으로 재편한 효과다.
미디어 부문의 경우, 2019년 3분기 인터넷TV(IPTV) 매출은 가입자 및 콘텐츠 이용 확대로 333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4%, 전분기 대비 3.6% 증가했다. 3분기 IPTV 가입자는 10만9000명 순증해 누적 508만명에 달하고, 프리미엄 서비스 초고화질(UHD) 가입자 비중은 지난 9월말 기준 58.2%에 달한다. 3분기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법인 웨이브를 출시했으며, 2020년 3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안사업 매출도 ADT캡스의 안정적 순항과 SK인포섹 매출 성장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3% 늘었다. 영업이익은 414억원으로, 2분기 417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ADT캡스 회계처리 변경에 따른 일시적 하락을 SK인포섹이 만회했다. 지난해 3분기와 달리, ADT캡스가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만큼 이번 분기 매출 확장에도 기여했다. 11번가는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SK스토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0%나 증가했다.
SK텔레콤은 “MNO 사업은 5G 설비투자비와 마케팅 비용 지출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지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빨리 한 덕에 선방을 하고 있다”며 “무선매출과 ARPU 반등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