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SDI가 2019년 3분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2분기에 비해선 나아졌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좋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소형전지 부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재발 영향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회사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ESS 역시 해외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자신했다.
29일 삼성SDI는 2019년 3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 이날 삼성SDI는 2019년 3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5679억원과 16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6.8%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5.5% 늘었지만 전년동기대비 31.3% 줄었다.
전지사업부문 매출은 1조9517억원이다. 전기대비 7.2% 확대했다. 전년동기대비 1.5% 상승했다. 중대형전지는 전기차(EV)와 ESS 매출을 모두 키웠다. 소형전지는 원형과 폴리머 매출 모두 줄었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ESS 화재 안전성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2000억원을 투입한다. 배터리 화재 가능성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권영노 부사장은 “작년부터 반복한 화재 때문에 국내 ESS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국내 모든 사이트에 자체 개발 소화 시스템 구축과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 실적 우려는 있지만 단순한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글로벌 ESS 시장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ESS는 중대형전지 수익성을 좌우한다. 최근 2년 동안 잇따른 ESS 화재는 ESS 업계 수익성 악화와 신뢰 하락을 초래했다. 삼성SDI는 국내는 ‘수성’ 해외는 ‘공격’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삼성SDI 전지부문 전략마케팅 손미카엘 전무는 “ESS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친환경 기조 하에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ESS 그 자체로도 경제성을 확보했다. 태양광 발전소 투자비와 운영비가 석탄 화력발전보다 낮아졌다”라며 “삼성SDI도 미국 유럽 호주 전력용 시장 중심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V는 아직 덩치를 키우는 단계다. 삼성SDI는 경쟁사에 비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과 올해 축소했지만 전기차는 2배 이상 커졌다.
손 전무는 “울산 시안 헝가리 3개 공장에서 EV 배터리를 생산한다.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안정적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신공정 신제품 생산을 국내 공장에서 검증한 후 해외로 수평 전개하는 프로세스다. 초기 어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장기 성장을 위해선 제품 경쟁력은 물론 생산기술과 운영 역량 중요하다고 본다. 업계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전자재료사업부문 매출은 6143억원이다. 전기대비 5.7% 상승했다. 전년동기대비 2.7% 많다. 편광필름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반도체 소재도 좋았다.
삼성SDI 전자재료부문 전략마케팅 김경훈 전무는 “하반기 중국 LCD 업체가 감산을 하고 국내 업체는 OLED 전환 등 라인을 축소했지만 3분기에도 편광필름 매출은 늘었다. 이전부터 국내를 줄이고 중화권을 늘렸기 때문이다. 4분기는 비수기로 매출이 소폭 줄겠지만 내년에는 중국 추가 10.5세대 가동 등으로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다. 고객군을 더욱 다변화하는 등 가동률과 수익성 꾸준히 유지하겠다”라고 평가했다.
또 “반도체 소재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4분기부터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내년에도 성장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해외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라며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소재 공급은 지금 하고 있는 중소형 OLED 소재 공급이 가능하다. QD잉크, 반사광 소재, 저굴절 필름 등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