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통신3사 5G 첫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예상했던 대로 5G 투자와 과열 마케팅경쟁은 올해 2분기 실적 발목을 잡았다. 통신3사 모두 영업이익이 고꾸라졌다.
동시에 5G 효과가 나타났다. 선택약정할인 적용 이후 부진에 빠진 무선사업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3사 모두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반등에 성공했고, 무선사업 매출도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통신3사 같은 그래프, 2분기 매출 늘고 영업이익 줄고=통신3사 2019년 2분기 실적은 동일한 모양을 그리고 있다. 3사 모두 매출은 늘었고, 영업이익은 줄었다.
올해 2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SK텔레콤 매출액은 4조4370억원, KT는 6조985억원, LG유플러스는 3조1996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8%, 5%, 7.3% 증가했다. 통신3사의 효자사업인 인터넷TV(IPTV) 등 미디어 및 유선 사업 성장세에 더해 5G 출시 후 무선사업이 회복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반면, 2분기 영업이익은 SK텔레콤 3228억원, KT 2882억원, LG유플러스 148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95%, 27.8%, 29.6% 감소했다. SK텔레콤은 그나마 시장 평균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한 수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2조원 넘는 통신3사 마케팅비 출혈, 투자비도 급증=5G 경쟁은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이유다. 통신3사는 지난 2분기에만 총 2조원이 넘는 마케팅비용을 집행했다. 초기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출혈경쟁이 이어졌고, 5G 단말을 일부 유통망에서 공짜폰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2분기 마케팅비용은 SK텔레콤 7286억원, KT 7116억원, LG유플러스 5648억원으로 조사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3.7%, 20.2%, 11.2% 상승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25% 안팎을 차지한다.
5G 상용화 후 통신3사 설비투자비용(CAPEX)도 급증했다. 2분기 3사 CAPEX는 2조1000억원이 넘는다. SK텔레콤은 5756억원, KT 8020억원, LG유플러스 7300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42.5%, 96.7%, 181% 증가했다.
◆5G에 웃는 무선사업‧ARPU=그렇지만 이러한 통신3사의 5G 투자 확대와 마케팅 경쟁은 긍정적인 신호도 남겼다. 선택약정할인 확대와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으로 하락세를 겪어온 무선매출과 ARPU는 오랜만에 반등한 것이다. 기존보다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는 5G 가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무선매출은 2조44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 증가하며 전분기대비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ARPU도 전분기보다 0.4% 늘어난 3만755원이다. 무선매출과 ARPU가 7분기만에 고개를 들었다.
KT 무선서비스매출과 ARPU는 4분기만에 상승전환했다. 무선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줄어든 1조7434억원이지만, 여기서 상호접속료를 제외한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 상승한 1조6436억원이다. 2분기 ARPU는 전분기대비 0.8% 늘어난 3만1745원이다.
LG유플러스 2분기 무선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한 1조3741억원이다. 2분기 ARPU는 3만1164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올랐으며, 8분기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5G 성장발판 마련한 통신3사, 하반기 기대=5G 비용은 수반되지만, 기저효과도 발동된 2분기다. 통신3사 5G 가입자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10’ 사전예약이 시작됐으며, 보급형 5G 단말 등 신규 단말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하반기 마케팅 경쟁이 또다시 발발될 것으로 보인다. 5G 네트워크 투자도 계속돼야 한다. 이와 함께 5G 가입자수는 최근 200만명을 돌파하고, 연내 400만명을 향해 달리고 있다. 6월말 기준 통신3사 5G 가입자 비중은 1~3%에 불과하지만, 이미 무선매출은 상승 전환했다.
통신3사는 이르면 4분기 전년동기대비 ARPU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ARPU 상승에 기여하는 5G 가입자 확대를 위한 통신3사 경쟁구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 반등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