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가 2019년 2분기 시장전망평균치(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들고 왔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전망하며 2분기 영업이익을 약 3200억~340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3000억원 선마저 깨지면서 2882억원으로 급감했다.
초기 5G 시장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으로 마케팅비용을 쏟아내고, 늘어난 설비투자비용 등에 따른 결과다. 이처럼 부진한 성적표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KT는 1년만에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과 무선서비스 매출 반등을 해냈다. LTE보다 비싼 요금제의 5G 가입자가 확대되면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2분기말 KT 5G 가입자는 42만명으로, 5G 보급률 1.9%를 기록했다. 이를 위해 KT가 2분기에 집행한 마케팅비용은 7116억원으로, 이는 전기대비 16% 전년동기대비 20.2% 증가한 규모다. 마케팅비용이 늘어난 이유는 5G 출시 후 통신3사 간 가입자 확보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분기 ARPU는 전분기대비 0.8% 늘어난 3만1745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한 수치지만, 4분기만에 상승전환(아현화재 요금감면 제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신사가 주력하는 5G 요금제는 월 8만원대다. LTE와 비교해 고가인 만큼, 5G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ARPU 상승에 기여를 하게 된다. 통신 유통망에서 5G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공짜폰‧마이너스폰을 풀고 있지만, 월 8만원대 이상 요금제 3~6개월 이상 사용을 조건으로 달고 있는 이유다.
올해 2분기 무선서비스매출도 4분기만에 반등했다. 무선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줄어든 1조7434억원이지만, 여기서 상호접속료를 제외한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 상승한 1조6436억원이다. 25% 선택약정할인 확대와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이 누적되고 있음에도, 선전했다는 설명이다.
2분기 5G 설비투자비용(CAPEX)은 8020억원이다. 전년대비 96.7% 급증했다. 이 중 가입자망 설비투자에는 전년대비 202.8% 늘어난 5937억원을 사용했다. 주파수이용권 상각비 998억원도 반영됐다. 지난해 2분기 777억원과 비교해 221억원 늘었다.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관련 400억~500억원 규모의 1회성 비용도 적용됐다.
이와 함께 인터넷TV(IPTV)는 KT 2분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KT는 6조원대 분기 매출을 달성하며 전체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9% 개선된 6899억원으로, 이 가운데 IPTV로 대표되는 미디어 사업 매출은 5441억에 달한다. IPTV 가입자 수는 811만3000명으로 15만명 순증했다. 콘텐츠는 KTH, T커머스 매출 성장, 지니뮤직 가입자 확대 등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3.4%, 전년동기대비 35.1% 증가했다.
유선사업 매출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순증 및 기가가입자 비중 증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0.6% 늘어난 1조1889억원이다. 금융사업 매출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1.9% 소폭 감소한 8498억원으로 확인됐지만, 이 중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은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 그러나 부동산매출은 분양매출 감소로 전분기 대비 11.1%, 전년동기대비 20.9% 하락했다.
KT는 “5G 사업이 성과를 보이며 전체 매출을 키웠지만, 5G 네트워크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이익은 줄었다. 주파수이용권 상각비와 임단협 1회성 비용 등이 2분기에 반영된 이유도 있기 때문에 펀더멘탈에는 문제없다”며 “25% 선택약정 가입자 누적에도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4분기부터 무선사업 또한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