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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대기획⑧] 5G시대, 뱅킹서비스 어떻게 진화할까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최대 화두는 단연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에 높은 신뢰성을 특징으로 한 5G는 단순한 이동통신 네트워크 진화를 넘어 그동안 정체됐던 우리 IT 산업을 한 단계 이상 도약시킬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4주년을 맞이해, '5G 시대'를 대주제로 정하고, 5G 시대의 개막이 우리 나라 ICT 산업 각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집중 분석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5G시대와 금융 서비스 간에는 언뜻 직접적인 접점이 쉽게 보이지는 않는다. 5G 시대가 열리면 디지털금융 서비스의 고급화가 지금보다 한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막연하게 예상될 뿐이다.

사실 지금 제공되고 있는 모바일뱅킹서비스도 사용자의 입장에선 아쉬울 것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하지만 막상 5G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뱅킹서비스는 생각보다 강력한 모습으로 시장에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금융 서비스가 디지털을 기반으로 비대면서비스로 움직이고 있으며, 특히 생활 속에 금융이 접목되는 '생활금융서비스'가 점차 금융시장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빙을 하는 운전자가 주변의 맛집 검색과 추천을 받는데 만족했다면 5G 서비스 기반에서는 좌석 예약과 결제까지도 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처럼 5G 기반 산업이 확대될 경우 금융권에선 ▲금융서비스 채널 확대 ▲지능형 금융서비스 창출 및 신규 수익 창출 ▲운영비용 절감, 수수료 절감 등 경제적 가치 발생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관련 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새로운 산업생태계 확산은 5G 기술의 상용화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디지털 금융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례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도전하고 나선 키움뱅크의 경우 자신들의 경쟁력으로 5G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의 참여하고 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따르면, 5G 기술력을 바탕으로 통신, 유통, 금융의 AI/빅데이터 노하우와 유망 핀테크 업체의 신기술을 융합해 TV, 네비게이션, 자동차를 연결한 사물인터넷(IOT) 뱅킹, 증강현실(AR) 기반의 부동산금융, 가상현실(VR) 기반의 가상지점 제공, 빅데이터 기반의 상품 추천 등 기존 은행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키움뱅크의 설명에 표면적으로 금융권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5G 시대 금융서비스의 대략적인 윤곽이 나온다.

5G는 기존 통신망과 비교해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이에 따라 표면적으로 가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현실) 등이다. 이 같은 콘텐츠는 초고속과 초저지연이 모두 확보되어야 실현될 수 있다.

또, 초고속과 초저지연이 확보된다면 모든 기기에서 뱅킹이 가능한 ‘엣지 뱅킹’, 빠른 통신망을 기반으로 더 다량으로 생성될 데이터에 기반한 빅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은 5G 고객이 많지 않고 이제 5G 기반 통신망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첫 시작인 만큼 금융권은 5G의 특성을 대외에 잘 알릴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 우선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주요 금융사들은 VR·AR·MR 등의 콘텐츠를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5G로 인해 다양한 인프라 변화와 이를 받아들이는 서비스 변화가 예상되지만 아직 5G를 통한 상용 서비스는 출시되지 않아 우선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최근 디지털 뱅킹 채널에 대한 전반적인 고도화에 나선 농협은행은 새로운 모바일 뱅크 서비스인 ‘올원뱅크’에 간편결제서비스를 신규 도입하고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 및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농협은행은 ▲AR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 ▲상담톡, 음성뱅킹 서비스 확대 및 개선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서비스 확대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회사 가트너의 ‘2019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따르면 올해 주요 기술로 ‘몰입 경험(Immersive Experience)’이 제시되고 있다. 가트너는 “대화형 플랫폼은 사람들이 디지털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및 혼합현실(MR)은 사람들이 디지털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인식과 상호작용 모델의 통합된 변화는 미래 몰입형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 낸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은 AR, VR이 줄 수 있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생명 임승빈 팀장은 “AR 기반 태블릿 상담사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저지연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중요했는데 5G가 상용화되면 이러한 부분에서의 고민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경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AR, VR 기업을 육성한 바 있는데 이들은 증강 및 가상현실을 통한 가상지점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가상지점 구성이 어색한 면이 있다는 것. 따라서 대용량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처리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5G 시대에는 가상환경을 통해 현실에 가까운 대체 지점을 통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은행, 증권, 보험을 비롯해 사이버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데 차별화 부분에서 고민이 있다”며 “평면적인 사이버 지점에 다양한 효과를 덧입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5G 환경에서 생산되는 막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를 분석도 주목된다. 금융보안원은 마케팅, 리스크 관리, 투자관리 등 금융분야에서 지능형 금융서비스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보안원은 ‘5G의 금융권 영향 및 보안 고려사항’ 보고서를 통해 해외 지능형 금융서비스 제공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 비자(VISA) : 구입품목, 시점, 결제 위치, 고객의 성향 등을 분석하여 인근 가맹점의 할인쿠폰을 발송 ▲싱가포르 렌도(Lenddo) : 온라인 대출자의 평판과 관련된 데이터(SNS 친구 중 연체자 여부, 부정적 단어 사용하는 친구 등)를 추출하여 신용도에 반영 ▲미국 Allstate : 위험단위 충전방식 보험(risk unit insurance) 제공 등이 진행되거나 추진 중에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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