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가 극적 변화를 직면했다. 게임쇼는 시장 트렌드를 담아내는 전시 현장이다 보니 매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변화의 폭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확 바뀌었다고 볼 정도로 전시 방향성의 변화를 체감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내년 차이나조이가 주목되는 이유다. 올해 차이나조이는 지난 3일부터 나흘간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렸다.
◆가상현실(VR) 자취 감춰…하드웨어 기업들 급부상=올해 차이나조이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가상현실(VR) 게임 전시가 크게 줄고 하드웨어 기업들이 참가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가상현실(VR) 게임의 자리를 스마트폰과 PC부품·완제품 전시가 메꾼 모양새다.
올해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스(AP)를 만드는 퀄컴부터 ▲화웨이, 비보, 오포, 레이저 등 스마트폰 제조사 ▲인텔, AMD, 엔비디아, 레노보, 삼성, 에이수스, 에이서 등 PC부품·완성품 제조사 ▲젠하이저, JVC 등 음향기기 업체들이 전시회에 등장했다. 게임 관련 하드웨어 기업들이 게임전시(B2C)관에 일제히 나타난 것이다.
이들 업체는 직접 부스를 꾸려 최신 스마트폰을 알리거나 고성능 게이밍 PC·노트북 등을 전시했다. 게임업체 부스에서도 스마트폰 홍보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이 설치된 스마트폰 옆에 해당 모델 가격과 함께 소개 페이지로 연결되는 큐알(QR)코드를 볼 수 있었다.
올해 가상현실(VR) 게임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볼 정도로 단독 부스가 없었다. 대형 게임업체가 전시 이벤트를 위해 VR 기기와 게임을 갖춰놓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년전 만 해도 VR게임과 관련 기기로 별도 전시관을 꾸릴 정도로 성황을 이룬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풍경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VR이 B2B(기업거래)와 달리 B2C(일반소비자) 시장과 연결이 안 되다보니 투자금이 다른 곳으로 몰렸다고 한다”며 “VR게임을 즐기기 위해 기기를 따로 사야한다는 점도 중국 내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발사 참가 줄었다”=전시 현장을 둘러본 중국 게임업체의 퍼블리싱 담당자는 “개발사들의 전시 참가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대형 업체들의 전시 참가는 이어지고 있으나 유력 또는 중견 개발사들의 참가가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차이나조이에 참가하기 위해 돈도 들어가고 별도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보니 개발사들 사이에 굳이 참가해야 하나라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게이머 축제라고 볼 수 있는 게임쇼 참가에 사업 논리가 우선시된 모양새다. 국내 지스타 게임쇼 주최 측도 이와 같은 문제로 업체들의 참가 독려를 위해 매년 고민 중이다. 내년부터 차이나조이 주최 측도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시 참가를 위한 투자 대비 마케팅 효과 등에서 얻을 것이 크지 않다보니 중국 게임업체들이 차이나조이 참가 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하게 된 것이다.
◆미소녀 캐릭터게임들 눈에 띄네=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소녀 캐릭터게임이 전시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차원 게임으로도 불리는 게임 장르다. 이 같은 트렌드가 내년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예전엔 미소녀 캐릭터게임들이 마니아 장르로 평가받았으나 소녀전선, 붕괴3rd(서드) 등의 흥행으로 점차 세를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차이나조이 전시 현장에서만큼은 캐릭터 게임을 주류 장르로 봐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다.
‘페이트/그랜드오더’ 등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 기반의 미소년 캐릭터게임들도 다수 전시됐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분장(코스튬플레이)한 모델들을 사진에 담으려는 관람객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