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7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가 공개됐다. 알뜰폰 위기가 가속화했다.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통신 3사 모두로 이탈했다. KT가 알뜰폰 가입자 뺏기에 성공한 것은 20개월 만이다. 통신 3사 전부 번호이동에서 웃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판을 흔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 7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를 총 45만692명으로 집계했다. 전월대비 8.3% 증가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높은 월간 번호이동 수치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선 여전히 적다. 번호이동은 통신사끼리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시장이다. 경쟁 강도를 알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지난 2분기 해지율은 역대 최저다. SK텔레콤 1.2% LG유플러스 1.5%다. KT는 아직 공개 전이지만 비슷할 전망이다. 번호이동은 해지를 동반한다. 해지율을 감안하면 번호이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번호이동 감소는 정부 정책 영향이다. 단말기유통법 시행과 선택약정할인 보편화 및 할인율 상향이 원인이다. 단말기유통법은 불법 지원금 경쟁을 차단했다. 선택약정할인은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받는 제도. 약속한 기간 동안 통신사를 유지해야 한다. 통신사를 떠나기 쉽지 않아졌다.
알뜰폰의 어려움은 커졌다. 이 역시 정부 탓이 크다. 정부는 통신 3사에 지속적 요금인하를 압박했다. 가계통신비 완화 책임을 통신사가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월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7월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알뜰폰 경쟁력은 기존 통신사 대비 저렴한 요금이다. 알뜰폰 매력이 사라졌다.
지난 7월 알뜰폰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전 방향으로 가입자를 잃었다. 2012년 4월 알뜰폰을 번호이동 통계에 반영한 이래 처음이다. KT에 가입자를 내준 것은 지난 2016년 11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총 2만721명이 떠났다. 3사는 득실은 있지만 모두 가입자 이득을 봤다. 알뜰폰에서 거둔 이익이 서로 내준 가입자 보다 많았다. ▲SK텔레콤 8623명 ▲KT 2743명 ▲LG유플러스 9355명 순증했다.
한편 향후 추세는 7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 정책기조는 그대로다. SK텔레콤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새 요금제 시판을 준비 중이다. 요금 경쟁력이 없는 알뜰폰은 소비자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