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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OLED 굴기…매섭고도 허술한 이유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굴기는 현재 어느 수준에 이르렀을까. 업계에서는 중국이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출하량 점유율 측면에서 한국을 쉽게 추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한국 인력 영입으로 기술력 격차가 예상보다 빨리 좁혀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기술력으로만 보면 현재도 한국과 중국의 OLED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한·중 간 OLED 기술력 차이를 대략 3~5년 정도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전문가 개인마다 내린 정성적 평가를 대략 나타낸 것이라 객관적인 지표로 삼긴 어렵다. 일각에선 기술력 차이가 2년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LCD(액정표시장치) 굴기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국내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 기업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OLED 기술력을 보유한 인력을 영입해 기술력 확장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이다.

더불어 중국 시장 특성이 성장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중국 시장 자체가 세계 최대 시장인 데다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질 낮은 중국산 판매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중국의 LCD 시장 점유율 확대를 중국 정부 힘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여전히 한국과 중국 간 LCD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결국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는 단순히 기술력만으로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셈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소현철 연구원은 “중국의 LCD 기술력은 아직도 한국보다 1~2년 정도 뒤처져 있다”라며 “냉정하게 얘기하면 LCD 점유율 확대도 결국 중국 정부 도움이 절대적이다. 그게 다라고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현재 OLED 기술력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 OLED는 LCD와 달리 수율 저하 등 기술력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나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낮은 품질의 패널까지 흡수하는 중국 내수시장이 점유율 확대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BOE 등 중국 패널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라면 도저히 통과되지 못하는 제품에도 합격점을 매겨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이 같은 품질 차이를 이유로 OLED 시장 패권이 간단히 중국으로 넘어가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점유율 측면이 아닌 실수요자인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한국이 여전히 우위에 설 것이란 뜻이다.

DB금융투자의 권성률 연구원은 “대형 OLED는 중국 내 BOE, CSOT 정도가 도전 중인데 여전히 R&D(연구개발) 단계”라며 “중소형 플렉시블 OLED는 BOE, 에버디스플레이, 티안마 정도가 열심히 해보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대형 메이커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리지드 OLED 정도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 BOE,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엔 많은 수의 한국 출신 엔지니어가 포진해 있다. 그런데도 인력 및 기술 유출이 OLED 기술력을 상당한 속도로 발전시킬 것이란 예상과 달리 발전 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셈이다.

이에 대해 권성률 연구원은 “개개인이 전체 공정 레시피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사람들이 같이 뭉쳐서 흘러가듯이 공정에 투입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지 몇 명을 영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패널 업체에는 OLED 관련 엔지니어 수는 아직 LCD 엔지니어보다 많지 않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OLED와 LCD 라인별로 엔지니어가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한정돼 있어 LCD 인력으로 OLED 인력을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 때문에 최근에도 BOE 등 중국 패널업체는 OLED 인력 영입을 위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물론 장비 업체까지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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