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작년 국내로 수입된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기 수가 전년 대비 약 56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화폐 채굴기 불법수입 적발 건수도 2016년 0대에서 작년 462대로 크게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 자유한국당)이 관세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1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가상화폐 채굴기 수는 총 2만6773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화폐 채굴기는 여러 개의 고성능 CPU 또는 GPU를 연결한 일종의 PC로, 가격은 성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연도별로 가상화폐 채굴기 수입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167대, 2015년 419대 등으로 증가하다가 2016년 369대로 소폭 감소했다. 이후 가상화폐 열풍이 본격화된 2017년에는 2만757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56.25배나 폭증했다.
가상화폐 채굴기 수입이 유독 급증했던 2017년을 월별로 분석해보니, 가상화폐 채굴기 수입 실적은 1월 863대, 2월 21대, 3월 1대, 4월 4대, 5월 23대, 6월 7대, 7월 63대, 8월 205대 등으로 저조했다. 이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가상화폐가 국내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후 가상화폐 채굴기 수입은 9월 2206대, 10월 2911대, 11월 4254대, 12월 1만199대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가상화폐가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시기와 맞물려 가상화폐 채굴기 수입도 같이 증가한 것이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년 1월에는 5061대로 감소했다.
국내에 수입된 가상화폐 채굴기의 평균 가격(올해 1월 수입분 기준)은 1621달러(약 175만원)로 조사됐다.
한편, 가상화폐 채굴기 불법수입 적발 실적은 2016년도까지 전무하다가, 2017년 462대(13억 원 상당)를 기록했다. 가상화폐 채굴기는 수입 통관 시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등록 인증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증 없이 수입해 적발된 사례 등이다. 2018년 1월에 발생한 가상화폐 채굴기 불법수입 적발은 없었다.
적발된 불법수입 가상화폐 채굴기의 평균 가격(작년 12월 수입분 기준)은 무려 1억 5000만 원에 달했으며, 가장 값싼 불법수입 가상화폐 채굴기마저도 1000만 원을 호가했다.
이현재 의원은 “가상화폐 열풍과 맞물려 국내로 수입되는 가상화폐 채굴기 수와 가상화폐 채굴기 불법수입 적발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가상화폐 광풍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부작용이 극에 달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는 등 미흡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관세청은 가상통화 채굴기의 불법 수입, 가상통화 구매목적 해외불법예금 등 전방위적인 단속을 위한 전문성 및 인력 보강 등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