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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경매①] 5G 경매, 악마는 디테일에…정부 ‘명분·실리↑’ 통신사 ‘비용↑’

- 1단계 경매 1라운드 종료 가능성도…최저졍쟁가격↑, 경우의 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5세대(5G) 무선통신 시대 막이 올랐다. 정부는 오는 6월15일 5G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다. 3.5GHz 280MHz폭과 28GHz 2400MHz폭을 공급한다. 경매 일정과 방법은 지난 4일 공고했다. 무선통신은 주파수가 있어야 서비스할 수 있다. 많을수록 유리하다. 통신사 경쟁 개시다.

이번 경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겼다. 지난 세 번의 주파수 경매에서 각종 책임론에 시달렸던 일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경매 무용론’을 최소화 했다. 이번 경매는 혼합방식이다. 2013년과 2016년 경매처럼 1단계와 2단계로 나눴다. 1단계 방식은 클락입찰로 바꿨다. 2단계는 밀봉입찰 그대로다. 1단계 50라운드 2단계 1라운드 총 51라운드다. 클락입찰은 라운드별 정부가 매출과 가격을 내놓으면 입찰자가 응할지 안 응할지 정하는 방식이다. 3.5GHz는 28개 블록, 28GHz는 24개 블록으로 나눴다. 입찰 블록 총합이 매물 블록 총합을 넘지 않을 때까지 진행한다. 3.5GHz 28개 블록은 3으로 나눌 수 없다. 나눠먹기 비판을 피할 수 있다.

‘공정경쟁 환경 조성’과 ‘과열 경쟁 방지’ 기반도 만들었다. 3.5GHz 28개 블록은 삼등분 할 수 없지만 총량제한을 10블록으로 정해 최대한 균등 배분할 수 있게 했다. 1단계 경매를 10라운드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경우의 수를 줄였다.

‘주파수 헐값 할당’ 지적은 최저경쟁가격을 높여 막았다. 이번 경매 최저경쟁가격은 총 3조2760억원이다. 우리보다 앞서 5G 주파수 경매를 한 영국 낙찰가의 1.6배다. ‘충분한 5G 주파수 공급’과 ‘통신사 투자 유인을 위한 배려’도 실행했다. 28GHz 주파수 2400MHz폭 공급은 역대 주파수 할당 중 최다다. 28GHz 최저경쟁가격은 6216억원이다. 초광대역을 확보해도 현행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적은 비용이다. 망 구축 의무도 상당부분 감경했다.

과기정통부 김경우 주파수정책과장은 경매방법 확정 전 열린 의견수렴 토론회에서 “통신사가 고마워할 줄 알았더니 불만만 늘어놓는다”라며 “정부가 많이 배려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세칙을 뜯어보면 정반대 해석도 가능하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5G 조기 상용화 부담은 통신사에게 지웠다. 통신비 인하 정책과 같은 모양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 초광대역 주파수를 싸게 내놨지만 그만큼 할당기간을 줄였다. 재할당 때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 전국망 사용이 확실한 주파수는 가격을 올렸다. 경매가 조기에 끝나도 정부가 원하는 돈은 받을 수 있다. 경쟁이 벌어지면 돈은 더 늘어난다. 과열은 통신사 탓이지 정부 탓이 아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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