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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제4이동통신으로 ‘원케이블’ 실현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업계의 숙원사업 이동통신 시장 진출이 이번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

일곱번째 도전이 실패로 끝난지 2년여 만에 다시 제4이동통신 이슈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도에서 열린 케이블쇼에서 김성진 케이블TV협회장은 제4이통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유력한 4이통 후보군인 케이블TV 단체의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그것도 주무부처 장관이 있는 자리에서 공식 선언을 한 것이다.

김 회장은 “MSO 대표들도 모바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동통신에 관심 있는 기업들과 협력해서 할 수 있는 부분으로 구체적으로 협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미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 대표들은 김 회장 취임 이전부터 4이통 사업 진출과 관련해 몇 차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 업계가 끊임없이 4이통 카드를 만지는 것은 통신사와의 결합상품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바일의 경쟁력을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알뜰폰도 있지만 상품을 마음대로 기획, 설계하는데 한계가 있다.

변동식 CJ헬로 대표는 제주 행사에서 “단기적으로는 알뜰폰을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설비 기반의 이동통신을 갖춰 독과점을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경쟁활성화 측면에서 케이블TV 업계의 이통시장 진출을 내심 바라는 눈치다. 특히,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CJ헬로를 선두로 한 케이블TV 업계의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충분히 자격이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화두는 던져졌고 전체적으로 케이블TV업계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MSO들은 겉으로는 ‘원케이블’을 외치고 결합상품 대응을 위해서는 모바일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해관계가 제각각이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는 4이통에 가장 관심이 높았고 현재도 가장 적극적이다. 내부 분위기는 통신사로 변모해보자는 반응이 우세하다. 문제는 M&A와 관련한 거취 문제가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계 1위지만 이미 한차례 SK텔레콤과 M&A가 무산됐고 올해 초에는 LG유플러스에 매각 소문이 나기도 했다. 그룹에서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기도 저러기도 쉽지 않다.

티브로드는 CJ헬로가 뛰어든다면 어떤 형태로든 4이통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컨소시엄을 주도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HCN 역시 관심은 있지만 과거에 비해 온도가 많이 낮아졌다. 과거 CJ헬로처럼 4이통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매각에 집중하고 있는 딜라이브 역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매각이 성사될때까지는 4이통에 직간접 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통시장 진출이 M&A에서 오히려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 외의 SO들 역시 범케이블TV 연합으로서 대부분 컨소시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부와 업계로부터 충분히 신뢰를 받는 사업자가 나서서 컨소시엄을 주도하지 않는 한 케이블TV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배수의 진을 치고 혁신하지 않으면 케이블이 디지털 중계유선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인식은 업계 전반에 형성돼 있다”며 “이제 시작 단계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하며 협회장이 사업자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느냐에 따라 새로운 판이 열릴수도, 예전처럼 눈치만 보다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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