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 퍼스트무버 아니면 의미없어…주파수 5G 특성 맞게 설계
- 4이통 전제조건으로 범케이블 연합체 수준의 경쟁력 있는 사업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금 전체적으로 보면 정부의 통신 요금인하 정책은 잘 가고 있다. 자급용 단말기가 나오고 사업자들이 스스로 경쟁을 하고 있다. 시장에 건강한 경쟁 논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고착화된 시장에서 사업자들간 경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영민 장관은 기자와 만나 가계통신비 인하, 5G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 추진, 필수설비 협상 등 정보기술(ICT)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출범이후 현재 진행형인 요금인하는 단계적으로 잘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대통령 공약 기본료 폐지는 현재 추진되지 않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정책이 추진 중이고 효과도 크다는 설명이다.
유 장관은 "기본료 폐지가 공약인데 그동안 공약이 후퇴 한 것 아니냐는 공격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선택약정할인율 확대, 저소득층 및 노인층 할인 확대, 자급 단말기 출시, 보편요금제 추진 등을 통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0년간 요금인하 효과보다 지난 1년간 인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료 폐지라는 강력한 공약에 맞춰 노력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유 장관은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으로 사업자간 경쟁도 활발해진 것으로 보았다.
그는 "그동안 통신3사는 제대로 경쟁을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자연스럽게 경쟁체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힘으로 사업자들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유 장관은 "내가 대기업 출신이어서 부담은 있었지만 장관이 되자마자 통신사 CEO들을 만났다"며 "통신요금 문제를 풀려면 법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논의해서 같이 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통신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필수설비 공동활용에 대해서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통신사 CEO들과 한국, 스페인 MWC에서 만나 이야기 했고 다음주에는 실무 임원들이 지금까지 진행된 것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중요 사안은 기본적으로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10일 설비공동 구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5G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재차 표명했다.
그는 "우리 상황이, 실력이 이러니 언제까지 5G를 하겠다가 아니라 일정을 제시하고 여기에 맞추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진행하고 있다"며 "퍼스트무버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장관은 "내년 3월 상용화의 근거가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며 "근거는 없고 그때까지 못하면 죽는다는 도전적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들이 5G 투자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유 장관은 "4G와 5G 체계는 달라져야 한다"며 "경매대가도 5G에 걸맞게 설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신규 사업자 등장, 즉 제4이동통신 출범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와 진입규제 완화를 같이 묶어 법 발의를 예정 중이다. 보편요금제의 경우 여야, 각 의원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국회서 진입규제 완화 법안만 따로 발의가 돼 신규 이통사의 시장진입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 장관은 "이통3사간 경쟁이 미흡하지 4이통을 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경쟁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사업자인지가 중요하다"며 "기존 3사가 경쟁하려면 4번째가 강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4이통의 경우 지금까지 7차례나 시도됐지만 정부의 기준을 충족시킨 컨소시엄은 없었다.
CJ헬로 등 범케이블TV 연합체 정도면 자격이 되느냐는 질문에 유 장관은 "그러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그 정도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통신과 케이블TV간 합종연횡 움직임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재편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시장에서 M&A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정부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한쪽에서 물꼬가 터지면 합종연횡의 기폭제가 될 수 있으며 그런 상황에 대해 정부는 준비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간 M&A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석연치 않은 경쟁해석 때문에 불발이 된 바 있다. 당시의 기준이라면 여전히 통신사와 케이블간 M&A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SK텔레콤과 CJ헬로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지난번 불허의 논리로 동일하게 갈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여지며 정부도 어떤 상황이 되든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합산규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안은 마련됐지만 공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사업자간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국회와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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