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스피드 경쟁력이 하락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지난 2월 NTP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 같이 속내를 털어놨다. 중국 게임업체와의 속도 경쟁에서 밀린다는 의미로 그의 발언은 넷마블 뿐 아니라 업계 전반을 향한 경고이기도 했다. 과연 빈말이 아니었다. 당장 1분기에 그의 경고가 현실화됐다.
올 1분기는 중국산 게임의 공세가 극대화된 시기이기도 하다. 넥슨 등 일부 게임업체를 제외하곤 신작 출시가 뜸했고 그동안 중국산 게임들이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에 자주 등장했다. 국내 게임의 지식재산(IP)을 빌려 중국 업체들이 개발한 게임들의 득세도 눈에 띈다. 이전과는 달라진 시장 풍경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1분기에 신작 국내 출시가 전무했다. 기존 게임의 대형 업데이트와 국외 진출 그리고 낚시게임 ‘피싱스트라이크’의 국외 시범서비스(소프트론칭)가 진행된 정도다. 당초 피싱스트라이크는 2월 출시가 예정됐으나 막바지 작업이 길어지면서 일정이 밀렸다. 오는 4월 출시를 앞뒀다.
지난해 1분기 넷마블은 ‘스타워즈 포스 아레나’를 출시했고 1분기 전후로 ‘리니지2레볼루션’과 ‘펜타스톰’ 등 대형 야심작 출시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분기는 유난히 조용한 편이다.
이미 작년부터 조짐이 있었다. 넷마블이 작년 한해 17종 신작 출시를 예정했으나 실제 5종 출시에 그쳤다. 작년 출시를 예정했던 게임들이 올해로 일정이 밀린 까닭에 지난 2월 NTP 신작 라인업 공개 당시, 작년만큼의 시장 충격은 없었다.
넷마블은 올해 전 계열사를 포함해 1300여명의 인력 채용을 예고했다. 2년 연속 국내 게임업계 최대 규모 채용으로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스피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넷마블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 맨파워(인력)의 확보가 아니다. 우수 인력의 채용이 중요한데, 국내에서 넷마블의 원하는 인재를 해마다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글로벌 인재를 매년 모셔오기도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도 중국 업체와 경쟁력 차이가 벌어진다. 중국 내에서 한해 쏟아지는 인재 규모가 엄청난 까닭이다.
이에 대비해 넷마블은 중국업체 대비 한발 앞선 선제적 시장 대응을 내세웠다. 그러한 전략 속에서 선보인 게임이 ‘방탄소년단(BTS) 월드’다. 2분기 출시 예정이다.
BTS 월드는 한류를 선도하는 보이그룹 BTS를 앞세운 캐릭터 게임으로 지금까지 선보인 한류에 기반을 둔 게임에 비해 상당한 공을 들인 부분을 엿볼 수 있다. 1만장 이상의 화보, 100편 이상의 드라마 등 BTS 팬층이 반색할만한 방대한 콘텐츠를 갖췄다.
대형 야심작 ‘블레이드&소울(블소) 레볼루션’도 2분기 출시될 전망이다. 블소 레볼루션은 작년 지스타에서 체험버전이 공개돼 관람객들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리니지2레볼루션을 잇는 흥행작이 탄생할지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오는 2분기까지 넷마블의 숨고르기가 이어지고 3분기에 신작 모멘텀이 가시화될 것으로 봤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레이드앤소울:레볼루션의 3분기 초 국내 시장 론칭, 올 하반기 이카루스M과 세븐나이츠2 국내 론칭, 이카루스M 일본 론칭 등이 순차적으로 대기하고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