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에선 중국 선전시가 자주 언급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선전은 이른바 ‘규제청정’ 도시다. 법 시행령으로 촘촘하고 짜임새 있게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국내와는 딴판이라는 것이다. ‘나라와 사회에 혼란을 주지만 않으면 모든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게 선전시를 다녀온 정보기술(IT) 전문가의 전언이다.
리커창 총리도 ‘혁신산업에 기존 규제를 적용하지 말라’며 중앙, 지방정부에 지속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런 바탕에서 공유자전거, 홈셰프 등 새로운 혁신 산업들이 탄생해 국외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 게 지금 중국의 현실이다.
임 센터장은 “이런 회사들이 수백억원을 유치하고 몇만명의 홈셰프가 돈을 벌고 있다”며 “이런 스타트업을 국내에서도 시도하려다 구청에서 과징금을 문다고 포기한 사례가 있다”고 국내 현실을 지적했다.
임 센터장은 지난주 중국 선전시를 방문한 경험을 언급했다. 중국의 대표적 산업 혁신 모델인 ‘공유자전거’의 경우 사업 초창기에 관리 부실과 도난 등으로 공유지의 비극 사례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임 센터장은 “공유자전거가 실제 가서 보면 생각보다 잘 운영되고 있다. 중국은 혁신적 비즈니스를 만들어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공유자전거를) 섣불리 규제하기보다 선전시가 포용하면서 같이 발전했고 지금은 초기 혼란이 잡혀있는 모습이 상당히 부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선전시 방문할 당시 같이 다녔던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의 얘기를 꺼내놨다. 임 센터장은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면 규제 때문에 안될거야, 욕먹을거야 하는 생각에 포기하게 된다고 하더라”며 “거침없이 시도하는 중국 창업자들을 보면 부럽다는 게 김봉진 대표의 얘기”라고 전했다.
구 변호사는 “공유자전거도 우리는 아예 출발도 못한다”며 “(국내에선) 정해진 주차장에만 차(자전거)를 세워야하는데 그렇다면 불편해서 이용할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선전시가 차를 세우는 곳에 주차공간을 만들어주면서 오포, 오바이크 등이 나오고 수십개 나라에 진출해 승리자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전시에 벤처캐피탈 임원들과 만났던 일화도 들려줬다.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기업 10개 중 1개가 증시 상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구 변호사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10% 정도가 상장까지 성공하는 등 대박이 도처에 즐비하다. 상상이 되십니까”라며 청중에 되묻기도 했다.
구 변호사는 “4차 산업혁명은 정부 주도의 혁명이 아닌 시민 주도의 혁명”이라며 “정부가 완장차고 이끄는 역할이 아니라 판을 깔아주고 보육하는 역할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입법시스템 개선에 대한 의견도 꺼내놨다. 구 변호사는 “‘기타 등’, ‘이에 준하는’, ‘그밖에’ 등의 규제 내용이 법률 도처에 포함돼 있고 등 이하를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만들어 처벌이 이뤄지는 게 대표적 문제”라며 “아예 기타 등을 일괄삭제해 한줄짜리 법안을 만들면 포지티브가 한번에 네거티브(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로 가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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