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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인터넷검색 전망] AI 스피커 전성시대…모두가 ‘검색 사업자’

인터넷 검색 시장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포털 네이버·다음 이용자들이 해가 지날수록 유튜브를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 내 위기감이 고조돼 있는 상황이다.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도 활성화돼 음성으로 정보를 찾는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검색 사업자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통적 의미의 포털 검색 사업자들을 겨냥한 규제 법안까지 발의됐다. 불확실성이 검색 시장 전반을 뒤흔드는 상황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거센 변화의 시기를 맞은 2018년 검색 시장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아마존, 구글, 애플 등에 이어 삼성전자, 국내 통신사들 그리고 네이버, 카카오까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이용자들은 AI 스피커에 붙인 별칭만 부르면 대화하듯이 음성 검색을 시작할 수 있다. 음성 인식은 물론 AI와 상호 작용한다는 점에서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 검색 사업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사업자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Pew)리서치센터가 지난달 12일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 ‘음성 비서(Digital Voice Assistants)’ 사용 현황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6%가 음성 비서를 사용 중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음성 비서’ 사용자는 42%로 가장 높았고, 컴퓨터나 태블릿이 14%로 뒤를 이었다.

음성비서 사용률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검색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기존에는 검색 사이트를 통해 텍스트로 검색어를 입력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스마트폰이나 AI 스피커를 통한 음성검색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NPR과 에디슨리서치(Edison Research)가 공동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AI 스피커를 구매하려는 이유 가운데 1위 ‘음악을 듣기 위해서’에 이어 2위에 ‘타이핑 하지 않고 질문하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올랐다. 이는 텍스트 입력에 획기적인 편의성 제공이 없을 경우 음성 검색의 비중이 점차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물론 검색 시 말보다 손(타이핑)이 빠른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는 단어나 단문 검색의 경우다. 앞으로 자연어 처리 기술과 AI 고도화에 따라 복수의 문장 인식이나 맥락 파악 등의 음성 비서 서비스가 일상화될 경우 글이 아닌 말로 하는 검색이 훨씬 익숙해질 수 있다.

작년 5월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아이오(I/O) 기조연설에서 모바일 검색 중 20%가 음성 검색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영국 매체 캠페인은 컴스코어(comScore)의 자료를 인용해 2020년에는 전체 검색의 50%가 음성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음성 검색 시장엔 시가총액 수백조원을 다투는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전통적 의미의 검색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아마존은 이미 AI 스피커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구글과 애플은 AI 스피커에 모바일 운영체제(OS)까지 가져 전방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서비스 중이다.

향후 빅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AI 음성 검색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 예상해본다면 지금은 누가 이 시장을 선점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확실한 것은 네이버, 카카오, 구글 같은 검색 사업자끼리 경쟁하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검색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한국어 DB가 많지 않은 구글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의 한국어 처리 능력도 고도화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스피커와 같은 기본 플랫폼을 장악한 상황인 만큼,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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