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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도 모자랄판에 모래주머니 달아”…인터넷 생태계 ‘위기감 고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인터넷 기업 규제안을 질타하면서) 도와줘도 모자랄판에 잡아끌어서 모래주머니를 달고 있다”(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

“우라나라 경제에 내일은 있는가(청중에 되물으며), 이민가야 하지 않나 싶다”(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

“구글 아마존 미국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중략)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이런 기업들이 있는데 10년 후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가. 글로벌 추세로 보면 결코 생존이 쉽지 않다.”(신원수 한국온라인광고협회 부회장)

“싸이 강남스타일을 한국에서 (동영상)서비스했다면 트래픽량만큼 내는 망사용료 때문에 싸이한테 돈(광고수익)을 지불할래야 할 수가 없다. 좋은 콘텐츠는 유튜브로 갈 수밖에 없다.”(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국내 인터넷 생태계가 반쪽짜리 정부 규제로 더욱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또 다시 새로운 규제를 준비 중이다. 앞선 규제와 마찬가지로 국외 기업에 대한 집행력 확보가 어려워 역차별이 심화되고 결국 국내 기업만 잡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11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협회장 한성숙, 인기협) 주최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인터넷 생태계 위기에 대한 대토론회’가 열렸다.

먼저 발제에 나선 차재필 인기협 정책실장은 국내외 인터넷 시장 현황을 짚었다. 미국의 시가총액 1~6위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 등 인터넷 기업들이고 중국 내 시가총액 1,3위가 텐센트, 알리바바인 가운데 국내에선 네이버가 시가총액 6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에만 족쇄가 될 수 있는 규제안이 발의된 것에 차 실장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차 실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인터넷 기업 규제법안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며 “관계 당국은 갈등해소보다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해 갈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정부에도 화살을 돌렸다.

그는 국내 기업에 대한 정부의 보호조치가 미흡한 가운데 국회에서 역차별을 더욱 심화시키는 법안을 발의한 것에 “규제수준이 높아질수록 집행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해외 기업들이 반사적 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차 실장은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O2O, 핀테크 등 신산업의 육성 의지가 부재인 상황으로 진정 고민하는 사람이 없다”며 “우리나라 경제에 내일은 있는가. 이민가야 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신원수 한국온라인광고협회 부회장
신원수 한국온라인광고협회 부회장
뒤이어 발제에 나선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이 대표 발의한 뉴노멀법을 거론하면서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매우 많은 법안”이라며 “공익을 위한 정당성이 있는지,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도서비스 보안시설 표시와 망사용료 부담 유무 등 국내외 사업자 간 차별적 적용을 예로 들면서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했다. 또 김 교수는 “국내 사업자만 규제가 정당한가, 정당하다면 차별없이 집행하고 그렇지 않다면 폐지해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집행할 수밖에 없다면 특별한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도 “동영상 주도권은 유튜브로 넘어갔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규제할 기업이 있을 때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신원수 한국온라인광고협회 부회장은 “그나마 스타트업에서 성장한 (네이버 카카오) 기업들을 중국 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규제하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다”며 “어떻게 하면 구글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냐에 경제의 미래, 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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