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웹툰 유료플랫폼이 작가와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웹툰 에이전시 문제도 재조명되는 추세다. 플랫폼과 불공정 계약 등을 막기 위해 에이전시를 중간에 끼고 계약하지만, 정작 에이전시와 작가 간 계약도 불공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포털사이트에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A 작가는 현재 에이전시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에이전시 측이 작가에게 선지급한 5000만원을 전액 회수하겠다는 통보를 보내왔기 때문. 작품은 일간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에이전시 대표 겸 글 작가와 문제가 생기면서 시즌2 계획이 무산됐다. 그러자 에이전시는 ‘작가 측이 작업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배상 책임이 있다’며 선급금 반환을 요구했다.
A 작가는 ‘글 작가이자 에이전시가 스토리를 보내지 않은 귀책사유에 대해서는 왜 책임지지 않나’ ‘선지급금은 부채가 아니라 제작투자’라며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공동 책임으로 작품이 잘못되더라도 에이전시는 단 하나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최소 계약 과정에서 선지급금이 부채라는 고지라도 했어야 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에이전시는 작품 성공을 이용해 투자를 유치하고 사세를 불리는데 성공해 이익만 챙겼다”는 불만도 덧붙였다.
작가들은 ‘에이전시와 소송을 진행하면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통 법무팀이 따로 존재하는 회사와 개인의 싸움이라는 점도 있지만, 주 단위로 원고료를 받는 일이 많은 작가 특성 상 소송 준비를 하면 생계에 지장이 있다는 것. 직장인과 달리 하루 연차, 월차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주 소득을 통째로 날려야 해 더 대응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작가는 “에이전시가 떼 가는 수수료가 50%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익분배와 관련해 불공정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작품의 2차 저작권을 넘기지 않으면 계약을 해주지 않는 ‘매절’ 문제도 이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2차 저작권을 에이전시가 가져가면 작품이 글로벌 사업, 영화,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더라도 작가는 추가 수익을 전혀 챙길 수 없다. CJ 등 대기업들이 콘텐츠 업계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심화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 작가는 “계약서에 대해 작가에게 충분한 설명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나이가 어린 시점에 데뷔하는 경우가 많고, 연차가 쌓이더라도 상대적으로 계약 등에 대한 사회 경험이 적은 점을 에이전시가 악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작가들의 경우 사업권 양도와 저작권 양도를 구분할 수 있는 작가가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들이 에이전시에 저항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에이전시가 소위 ‘메이저’인 포털사이트 플랫폼에 연재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다음은 작가와 개별로 계약을 하지 않고 에이전시를 통해서만 계약을 진행한다. 이름값이 낮은 신인 작가일수록 불공정하더라도 계약을 승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가 좁아 한번 밉보일 경우 아예 작가로서 매장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올해 여름을 목표로 웹툰 표준계약서를 개정한다고 밝혔지만, 적용에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창작자연대 관계자는 “표준계약서를 채택하지 않은 업체의 경우 국책사업에서 아예 배재하는 등 강한 유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에이전시 표준 계약서 같은 경우 수익 배분, 2차 저작권 등 중요한 내용은 모두 빠져있다. 추가적인 합의계약서로 자유롭게 체결하도록 돼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이라며 ”표준 계약서가 을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갑의 방만함을 용인해주는 상황”이라며 비판했다.
DC(Digital Content)상생협력지원센터 관계자 역시 “웹툰 창작자와 에이전시 간 불공정계약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며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면 계약서 작성 시점에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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