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3년을 맞는 가운데 핵심 제도 중 하나였던 지원금상한제가 일몰을 앞두고 있다. 보통 제도 일몰시 연장 여부에 대해 수개월 전부터 논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원금상한제는 단통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지적되면서 연장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체적인 지원금 규모는 단통법 이전에 비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정부 설명에도 불구, 인위적으로 상한을 두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지나치게 민간 사업자의 영업활동에 제한을 뒀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효과와 무관하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지원금 상한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을까?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나름의 역할은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과거에는 새로운 단말기가 나올때마다 시장이 과열됐었다"며 "지원금 상한제로 이통사가 더 많은 이익을 거두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시장을 안정화 시킨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 역시 "지원금에 상한을 둬 소비자가 더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혼탁했던 이동통신 유통시장을 안정화 시키며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원금 상한제는 이달말로 일몰된다.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단통법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지원금을 공시하고 최소 일주일간 유지해야 하는 제도는 유효하다. 특정 유통점에서, 일부 가입자만 대상으로 공시된 지원금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다. 지원금 상한은 사라졌지만 이용자를 차별해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전성배 국장은 "상한제는 사라지지만 단통법 내 다른 조항들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선택약정할인율이 확대됐고 분리공시제도도 도입되면 보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앞으로 사후규제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법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기는 사람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후규제를 담당하는 방통위 역시 향후 모니터링 및 단속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영 국장은 "상한제 폐지가 되는 10월부터 한달간 전국 상황반을 운영할 계획이었는데 신형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이달 중순부터 시장상황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상한제 폐지 이후 지원금 변동 여부와 이용자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온라인 야간 상황반도 운영 중이다. 최근에도 직원들이 유통점 단속 및 처리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김 국장은 현실적으로 모니터링 및 단속할 수 있는 인력 부족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단속 직원 10명이 있는데 법제도 담당, 여직원 등을 감안하면 실제 외부에서 단속할 수 있는 인력은 6명 정도 밖에 안된다"며 "전국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지만 이도 한시조직이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