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서비스와 휴대폰 판매를 분리하는 단말기완전자급제 법안이 발의됐다. 이동통신 요금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통사들이 비용절감 카드로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데다 이용자 편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달리 법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유통시장에 일대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김성태 18일 자유한국당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내용으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가장 큰 원칙은 서비스와 단말기의 완전한 분리다. 이용자는 이동통신 대리점(이통사 직영점은 제외)이나, 제조사 판매점, 양판점 등에서 단말기를 구매한 뒤 이통사 대리점에서 개통해야 한다.
지난 2015년 18대 국회에서도 전병헌(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이동통신 유통구조 개선, 보조금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도입이 논의됐지만 이통사들의 단말기 매출 감소 우려, 유통점 폐업 및 유통체계 변화에 따른 부작용 등 때문에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일단 과거 반대 입장만 내세웠던 이통사들에게서 태도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권 교체후 정부의 강력한 요금인하 정책 때문에 비용 통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단말기 보조금을 더 이상 지급하지 않는다면 요금인하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권 교체 후 이동전화 시장 1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과거처럼 이통사들이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제조사와 이동통신 유통점은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유통점 입장에서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이통사들의 판매장려금 등이 끊길경우 영업점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역시 판매 지원금을 더 써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찬성할 수 없는 제도인 셈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지원금 경쟁이 어려워진 이통사들이 요금, 서비스 경쟁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고, 단말기 판매가격 자체가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태 의원은 "국내 이통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이통사들은 요금과 서비스 경쟁이 아닌 보조금 경쟁으로 가입자 유치에 치중해왔다"며 "완전 자급제 도입을 통해 이통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제조사간 출고가 경쟁, 이통사간 요금·서비스 경쟁을 활성화해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인하기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