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인이 원하는 요구사항이나 정서를 가장 잘 만족시킬 수 있는 기업은 네이버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입자수는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 분당의 네이버 사옥에서 만난 한상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클라우드 서비스&비즈니스 기획 총괄 리더<사진>는 “지난 4월에 외부에 클라우드 사업을 공표하면서 올해 말까지 목표로 했던 가입자 수를 이미 1~2주만에 달성했다”며 “초기에는 게임이나 모바일, 온라인 비즈니스 위주의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엔 대기업을 비롯해 의료와 금융, 공공 분야 고객의 문의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IT운영 자회사인 NBP는 지난 4월 “한국 IT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IBM 등이 경쟁하고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박원기 NBP 대표는 “2년 내 클라우드 분야에서 ‘톱5’ 기술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국내 공공기관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요건인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획득하며 관련 업계를 긴장시켰다. 최근엔 조달청과 다수공급자계약을 가장 먼저 체결하며 나라장터 쇼핑몰 등록을 앞두고 있다.
NBP는 현재 대외고객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춘천의 자체 데이터센터(각)이 아닌 서울 가산동과 경기도 평촌의 데이터센터(IDC)를 임대해 제공 중이다. 공공기관 대상의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는 평촌 IDC에 마련, 지난달 공식 오픈했다.
한 리더는 “올 초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획득했다는 소식 이후부터 공공기관의 문의가 이어졌고 실제 기술검증(PoC)을 진행 중인 곳들이 있다”며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7월부터 지자체와 산하기관, 공공 금융 분야에서도 PoC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분야의 경우, 최근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실제 사용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이 시작되는 시기”라며 “현재는 앞단의 대민 서비스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BP의 클라우드 진출은 시장 상황에 비해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네이버 서비스가 빠르게 확장되다보니 내부 인프라만 운영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었다”며 “2011년부터 팀을 구성해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고 2012년부터는 내부 서비스 및 일부 스타트업에 지원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방향성을 잡으면서, NBP 역시 국내를 대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외국계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네이버와 라인, 스노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인프라 운영 자동화 툴이나 보안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고객들은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AI)과 같이 네이버의 신기술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인프라와 시스템 소프트웨어(SW) 등 서비스형 인프라(IaaS) 제품 위주로 상품화가 돼 있지만, 올해까지 서비스 구성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에 파파고 인공신경망 번역 API와 일부 서비스형 플랫폼(PaaS), 애플리케이션 로그 분석 서비스 등을 추가했다.=
그는 “현재까지 약 51개의 서비스가 출시돼 있는데, 매달 마지막 주에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올해 말이면 약 100여개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의 경우, 라인 서비스를 하면서 만들어졌던 인프라가 이미 다양한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다. 당분간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지만, 내년 이후에는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그는 “우선은 기술을 축적해 서비스 안정도를 높이고 한국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며 “해외기업 대비 서비스별로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부족한 기술은 리소스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만큼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보안’ 측면에선 오히려 해외기업에 비해 강점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안 취약점이나 악성코드 탐지를 자동으로 진단해주는 ‘웹시큐리티 체크’와 ‘사이트 세이퍼’와 같은 서비스는 네이버와 같이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해 본 기업만이 제공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내비쳤다.
현재 가장 역량이 부족한 부분인 기업 간(B2B) 영업이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 솔루션 업체들과 자주 미팅을 갖고 있다.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와도 파트너십을 진행 중이다. 산업군별 파트너 확보도 논의 중에 있다.
그는 “B2B나 B2C가 어떤 순간에는 온라인상에서 구분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즉,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오히려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역량이 크게 발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에도 고객이 요구하는 사소한 기능개선이나 불편사항은 거의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던 고객 가운데, 최근 네이버로 옮겨온 기업도 다수다. 클라우드 장애로 서비스가 중단됐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답답함을 느껴 네이버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그는 “콜센터에 배치된 기술 엔지니어를 통해 실시간 대응을 하고 있다”며 “전세계 어디에나 동일한 글로벌 정책이 아닌, 한국 정서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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