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문재인 정부가 1기 내각 인선을 마무리했다. 지난 3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이효성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를 지명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방통위는 위원장 포함 5명으로 구성한다. 미디어 정책 전문가 고삼석 상임위원, CBS기자 출신 허욱 상임위원, MBC기자 출신 김석진 상임위원 등 4명이 방송전문가다. 남은 한 자리 역시 방송 전문가 추천이 유력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송을 둘러싼 여야의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6월22일 통신비 절감 대책을 내놨다. 연내 어르신과 저소득층 통신비 월 1만1000원을 할인을 시행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선택약정할인 할인율을 20%에서 25%로 5%포인트 상향한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전파사용료 감면을 연장하는 한편 도매대가 인하도 추진한다. 월 2만원대 보편 요금제 도입과 지원금 상한제 폐지, 분리공시 시행도 예고했다. 최대 4조6273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통신 3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조5357억원 ▲KT 1조4400억원 ▲LG유플러스 7465억원이다.
지상파 방송도 이동통신도 주파수가 없으면 서비스를 할 수 없다. 통신사는 주파수 확보와 사용을 이유로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국가에 납부한다. 작년 통신 3사는 주파수 할당대가로 1조1265억원 전파사용료로 2384억원을 지급했다. 주파수 할당대가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에 편입한다. 통신서비스 이용자를 위해선 260억원을 방송 콘텐츠 육성을 위해선 1368억원을 썼다. 연구지원에 대부분을 소모했다. 기금은 같이 지원을 받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통신사와 달리 주파수 할당대가를 내지 않는다. 전파사용료는 일반회계로 최종 소비처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인사도 정책방향도 방송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고심은 엿보이지만 통신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통신에 대한 입장은 진흥보다 규제다. 전문가도 없다. 통신사의 돈으로 방송을 지원하는 구조는 그대로다. 통신비가 시청료나 다름없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만 바꿔도 정부가 통신비를 내리게 강제하는 모양새를 탈출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도 힘들다. 지난 6월29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공판에서 박근혜 정부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불허 발표 시기를 지상파 방송사의 눈치를 보느라 총선 이후로 미뤘다는 증언을 되새기게 하는 이유다. 통신사는 막 다뤄도 되지만 방송사는 그럴 수 없다.
그나저나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경제성장 기회로 여기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동맥은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네트워크가 없으면 다음은 없다. 네트워크 구축은 통신사가 해야 한다. 돈도 없고 투자해도 욕만 먹고 요금도 제대로 못 받고 남 좋은 일만 하는데 하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