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사업자들이 준조세 형태로 내는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가 통신복지가 아닌 엉뚱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업자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주파수 판매로 조성되는 기금을 소외계층의 요금인하 등 통신복지 확대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내는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는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연간 1조원 이상이다. 통신사들의 매출에 비례해 걷는다. 즉 준조세 성격의 금액이다. 전파사용료는 가입자당 분기별로 2000원씩 걷는다. 기재부의 일반 회계 재원으로 편입된다.
지난해 통신3사는 주파수 할당대가로 1조1265억원, 전파사용료로 2384억원 등 총 1조3659억원을 냈다. 올해에도 주파수 할당대가 8442억원에 전파사용료는 24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약 1조842억원 규모다.
주파수 할당대가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편입된다. 올해 8442억원 중 방발기금에 3797억원, 정진기금에 4645억원이 들어갔다.
방발기금과 정진기금은 연간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데 대부분 연구지원(7319억원)과 방송 콘텐츠 육성(1368억원)에 지출된다. 반면, 농어촌 광대역망 구축, 소외계층 통신접근권 보장 등 통신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사업에 배당된 금액은 260억원에 불과하다. 기금 대부분을 통신사업자들이 충당하고 있지만 정작 통신서비스 복지 향상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만 지불하거나 일본처럼 전파사용료만 내는 국가도 있다. 즉, 해외는 두 가지 중 하나만 내는데 국내 이통사들은 두가지 모두 내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파수 경매제도가 도입되며 통신사들의 매출대비 준조세 성격의 금액도 크게 올라갔다. 2007년에는 0.84%였지만 올해는 4.55%다. 정부가 통신사로부터 약 1조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가입자 1회선 당 연평균 1만6600원 이상을 준조세로 정부에 납부하는 셈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특정 목적을 갖고 걷는 준조세를 부족한 정부의 일반예산에 사용하고 있다"며 "주파수 할당대가, 전파사용료가 도입 취지에 맞도록 실제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쓰여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