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이 위기에 봉착했다. 번호이동을 통한 가입자 유치라는 성장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 6월 번호이동은 증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달 SK텔레콤에 이어 이번 달엔 LG유플러스에도 가입자를 내줬다. 정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비 인하안이 추진할 경우 생존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6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총 50만1678명이다. 전월대비 8.5% 감소했다.
번호이동은 통신사별 뺏고 뺏기는 시장이다. 국내 이동전화 보급율은 100%가 넘었다. 가입자를 늘리려면 번호이동 경쟁을 해야 한다. 특히 후발주자인 알뜰폰은 번호이동에서 득을 봐야 동력이 생긴다.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서비스를 하는 업체.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아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로 가입자를 유치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중 알뜰폰 점유율은 11.4%다.
하지만 요금제를 내세운 알뜰폰의 매력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지난 6월 알뜰폰은 KT에서 2676명을 데려왔음에도 불구 SK텔레콤 1593명 LG유플러스 682명의 가입자를 내줘 401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 2012년 5월 통계 포함 후 처음으로 2개 통신사에 가입자를 뺏겼다. 특히 LG유플러스로 가입자를 보낸 것은 이달이 처음이다. SK텔레콤으로 가입자 이탈이 두 달 연속 발생한 것도 최초다.
알뜰폰의 경쟁력 약화는 선택약정할인(요금할인 월 20%) 영향으로 보인다. 알뜰폰과 통신사의 요금격차가 줄었다. 또 고가 스마트폰 삼성전자 ‘갤럭시S8·8플러스’ LG전자 ‘G6’ 위주 단말 시장 여파도 있다. 고가 스마트폰 구매자는 요금에 덜 민감하다. 아울러 고가폰 구매자는 지원금보다 선택약정할인 즉 요금할인을 고르는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통신비 인하책이 알뜰폰 점유율 확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정위는 선택약정할인 할인율을 월 20%에서 25%로 상향할 방침이다. 알뜰폰 요금과 간격이 더 줄어든다. 고가폰을 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알뜰폰 전파사용료 감면과 도매대가 인하를 병행키로 했지만 알뜰폰 업계 살림이 나아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6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승자는 LG유플러스다. 전 방향에서 가입자 유치에 성공해 5459명 순증했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로 가입자가 이탈 3634명 빠졌다. KT는 알뜰폰 손실이 SK텔레콤 이득을 상회 2676명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