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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최대위기? 전화위복?…기본료 폐지에 ‘촉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대위기에 봉착한 것일까, 오히려 전화위복 계기가 될까.

알뜰폰(MVNO) 사업자들의 이목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집중되고 있다. 국정위 관계자들의 말 한마디, 정책 방향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그동안 국정위는 기본료 폐지와 관련,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 적극적인 실행 방안을 주문해왔다. 하지만 기본료 폐지가 법에 근거가 없다보니 미래부가 적극적인 정책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2G 3G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기본료 폐지를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알뜰폰 업계는 기본료 폐지가 시행될 경우 고사위기로 내몰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본료 폐지범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동통신 3사 대비 알뜰폰의 최대 경쟁력인 가격경쟁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기본료 폐지는 시장에서 퇴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했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의 80% 가량이 음성 중심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 기본료가 폐지되던 2G 3G 이용자의 기본료만 폐지되던 간에 충격은 매한가지다.

LTE의 경우 아직 도매대가가 3G만큼 경쟁력이 있지 않다. 현재 알뜰폰이 수익을 내는 부분은 3G 음성 요금제다. 하지만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이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알뜰폰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기본료폐지가 시장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정위가 일방적 기본료 폐지 입장에서 신중모드로 변했다. 정부를 압박한다고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음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법적근거가 없는 방안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알뜰폰 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개호 국정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공약에는 없는 알뜰폰의 역할을 언급, 알뜰폰은 오히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됐다.

지난 10일 이 위원장은 “통신3사 독과점 구조로 자바적 경쟁으로 소비자 후생 증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알뜰폰 활성화를 통해 통신시장 역동성을 제고해 기본료 폐지 이상의 통신비 경감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요금인하에서 경쟁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그 실행수단으로 알뜰폰을 지목한 것이다.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더 강화해 요금인하 정책을 달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알뜰폰 업계에 대한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LTE 도매대가 인하, 데이터 다량구매 혜택, 단말기 수급 등 알뜰폰 업계의 현안을 미래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국정위는 여전히 기본료 폐지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알뜰폰의 위기가 온전히 기회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정위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기본료 폐지서 2G 3G, 취약계층 대상 등으로 혜택 범위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기본료 폐지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기본료 폐지와 알뜰폰 활성화는 공존하기 힘든 정책이다. 성장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는 알뜰폰이 정부의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으로 재도약 할 수 있을지, 기본료 폐지 유탄으로 고사위기에 내몰릴지는 결국 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철학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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