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7나노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시작한다. 내년 말까지 화성 17라인 유휴 공간에 건설하는 신규 공장이 대상이며 클린룸 마련과 장비 반인 등에 적어도 6조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7나노는 대만 TSMC에 물량을 뺐긴 애플 A시리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비롯해 최초로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노광 기술이 상용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나노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시작하고 첫 일환으로 네덜란드 ASML로부터 신형 노광 장비인 ‘NXE 3400B’를 1차로 3대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비는 기존보다 출력을 250와트(W)로 높였으며 웨이퍼 투입 기준 월 3만장 목표에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NXE 3400B는 최종적으로 8대가 도입될 계획이다. 장비 한 대당 가격은 2000억원을 훌쩍 넘어간다.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라 부르는 노광(露光) 공정은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과정이다. EUV는 빛의 파장이 13.5nm에 불과하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머전(Immersion, 액침) 불과아르곤(ArF)은 193nm에 그치고 있다. EUV를 활용하면 두 번, 혹은 세 번 이상의 패터닝(더블, 트리플)을 거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NXE 3350B’ 노광 장비를 연구개발(R&D)용으로 사용해왔다. EUV가 진공 상태에서 노광이 이루어지고 빛을 투과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에 걸쳐 반사시켜야 하는 등 기술적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EUV용 포토레지스트(PR)와 마스크 보호용 펠리클(pellicle) 개발도 막바지다.
삼성전자가 7나노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이르면 올해 말에 위험생산(Risk Production)을 시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위험생산은 공정 도입 초기 불량에 대비해 생산 비용을 위탁생산(파운드리)가 부담하는 개념으로 본격 양산에 돌입하기 위한 과정이다.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로 인해 6/8나노 등 파생공정을 추가했지만 이는 설계와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각 단계를 잘게 쪼갠 개념이라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어떤 형태라도 EUV 도입은 필수적이고 ‘타임투마켓’ 대응과 파운드리 사업분 분리, 수익성 확보, 고객사 다양화 등 복잡한 셈법을 고려하는 것보다는 하루 빨리 7나노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더 낫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7나노 투자는 신규 고객사 확보가 이뤄지면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애플) 물량 확보는 내년이 가장 큰 고비이고 (소모품, 케미컬) 생태계 구축이 끝나는 대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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