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ASML 등과 함께 전 세계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TEL)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단순히 장비뿐 아니라 사용되는 재료, 소모품 등 미세공정 한계 돌파를 위한 모든 부분을 고객사에게 공급하겠다는 것.
이는 업계 1위인 어플라이드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겉으로는 장비가 반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장비 안에서 재료와 재료를 결합하는 물리적인 반응이고 여기에 쓰이는 솔루션이 가장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여기서 솔루션은 재료와 이 재료를 어떻게 조합하고 적용시킬 것에 대한 레시피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장비와 재료를 모두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영 도쿄일렉트론 박사<사진>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한 반도체전자재료 기술컨퍼런스 ‘SMC(Strategic Materials Conference) 코리아’를 위해 방한한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하려면 각 단계에서의 균일성(uniformity) 개선을 위한 재료가 필요할 것”이라며 “도쿄일렉트론은 모든 부분에 대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재료 보관부터 운송, 공급에서는 인테그리스와 협력하고 금속으로 설계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mask)나 마스크 보호용 펠리클(pellicle)은 아사히글라스와 함께 생태계를 구축하는 형태다. 연구개발(R&D) 난이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업계에 공동으로 힘을 합쳐 난관을 넘어서고 비용절감과 함께 수익성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 박사는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방법으로 ‘다중 재료 패터닝’을 제안했다. 여러 번의 식각 및 증착을 통해 회로의 패턴을 형성하는 SADP(self-aligned double-patterning, 더블패터닝)이나 SAQP(self-aligned quadruple-patterning, 쿼드패터닝)의 다음 단계로 마스크를 가급적 덜 쓰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기술로는 10나노에서 3~4장, 7나노의 경우 5~6장의 마스크를 필요로 한다. 회로 선폭의 축소를 위해 노광(露光, 포토 리소그래피) 장비의 해상력을 높여야 했고 이 과정에서 위상 변위 마스크(phase shift mask, PSM)와 광학근접보정(optical proximity correction, OPC) 마스크 등을 필요로 하게 됐다.
강 박사는 “정보를 잘 활용하면 2장의 마스크만으로도 원하는 패턴을 형성할 수 있다. 코어와 나머지 부분인 스페이서에 새로운 재료를 채우는 것”이라며 “복잡한 패턴도 5나노까지 마스크 2장, 쉽지 않다면 1장을 더해 3장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서는 반도체의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비어있는 공간이다.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므로 얼마나 정교하게 식각(etch)을 하느냐와 같은 프로세스 개발이 필요하다. 층간 절연물질(Gap Fill Material)도 필수다.
한편 반도체 업계는 미세공정 한계로 인해 재료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모어 댄 무어(More than Moore)’ 시대의 새로운 핵심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과 비교해 사용되는 재료의 양은 물론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이에 알맞은 솔루션 적용이 필수적으로 떠올랐다.
2000년대에는 몰리브덴(Mo), 티타늄(Ti), 게르마늄(Ge), 코발트(Co), 하프늄(Hf), 탄탈럼(Ta)을 비롯해 희토류인 세륨(Ce)과 같은 재료가 새롭게 접목됐다. 최신 14나노 핀펫 반도체에는 Ta, 질화탄탈럼(TaN)이나 구리망간(CuMn), 루테늄(Ru), 니켈실리사이드(NiSi)가 필수로 사용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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