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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멈춰버린 기차위에 놓인 'IT 현안'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정부와 관련 정책을 협의 중입니다. 하지만 탄핵 정국으로 인해 현재진행되고 있는 일들이 공염불이 될지 걱정입니다.”

최근 만난 SW업계 관계자의 걱정이다. 이런 류의 걱정을 듣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어느덫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불확실성'이 주는 부담감에 많이 지쳐있다.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가 어떻게 결정되든 그에 따른 후폭풍은 또 얼마나 클 것인가.

IT업계에선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하게 추진되던 정책과 제도의 영속성이 지켜질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그런데 걱정은 이미 어느정도 현실화된 모습이다. IT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정부의 정책 이행 의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다'는 얘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극심한 조기 레임덕이다.

그러나 IT업계에선 주요한 정책과 IT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SW사업대가 산정' 개선안이다. 올바른 SW시장 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제도다. 아울러 SW사업대가 산정과 함께 SW사업수행방식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현재 활발한 의견이 수렴돼 정부에 제시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증대된 시기에 애써 마련한 개혁안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미래부 존폐 여부에 대한 얘기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에 힘이 실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창구가 여기밖에 없어 얘기를 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해선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3월 중으로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반쪽자리 은행으로 출범하게 된 것도 문제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서 힘을 받았던 ‘핀테크’ 사업 역시 차기 정부에서 힘을 계속 실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들의 핀테크 육성과 금융당국의 빗장 완화 정책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한번 돌아간 톱니바퀴라고 하지만 (금융사 입장에선)언제든 멈출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대선주자들이 서서히 IT분야에 대한 공약을 내비치면서 오는 시장의 혼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인인증서의 존치 유무다. 예비 대선주자들이 공인인증서 등 규제와 관련된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해 이를 폐지, 또는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여하튼 3월 한달 간 혼란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의 문제서 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 한반도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등 여러가지 사안이 중첩돼 IT를 포함한 산업계를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때일수록 각자 역할을 다하며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제자리를 지키는 것 조차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 같은 시대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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