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을 돌연 중단하겠다고 밝힌 샤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한다. 연간 500만대 내외의 LCD 패널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TV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게 됐고 이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샤프를 포함한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를 상대로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했으며 금액은 4억9200만달러(약 5700억원)으로 알려졌다.
12월 샤프는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인수합병(M&A)으로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품에 들어간 이후 진행된 조치로 삼성전자를 적극적으로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됐다. 폭스콘은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인한 협상력 강화, 또는 향후 세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저세대 LCD 라인을 차례로 정리하고 있는데다가 32인치를 필두로 일부 LCD 패널이 공급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해 난처한 상황이 됐다. 물량도 물량이지만 샤프가 60인치와 같은 비교적 프리미엄 라인업이 주력이었고 TV 시장의 고해상도, 대화면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이후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LCD 패널 공급 협상을 진행했으며 양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LCD 패널을 공급받더라도 샤프에 필적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고 액정구동 방식 차이로 인한 추가 투자도 고려해야 하므로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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