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새로운 TV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퀀텀닷(QD, 양자점) 발광다이오드(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이에서 감정싸움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인 것.
삼성전자가 내세운 Q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이다. 당연히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하고 스스로 빛을 내는(자발광) OLED와 차이를 보인다. 소재에서부터 화면을 표시하는 방식이 다르다보니 장단점도 명확하다. 하지만 이 장단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적으로 보완되고 있다.
가령 LCD는 태생적으로 BLU를 사용하고 액정분자의 배열을 통해 화면을 표시하므로 휘도, 시야각, 응답속도, 콘트라스트(명암비) 등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연구개발(R&D)이나 규모의 경제가 충분히 갖춰진 상태여서 가격 대비 성능으로만 따지면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LED는 LCD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디스플레이 상용화 역사가 짧지만 BLU가 불필요하고 휘어지는 플렉시블 구현, 명암비, 응답속도에서 탁월하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가 LCD를 구석으로 몰아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여기에 있지만 TV와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그래서 LCD가 OLED보다 무조건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반대로 OLED가 LCD와 비교해 화질(해상도, 명암비, 응답속도, 시야각)이 우수하다고 단정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현 시점에서 고해상도, 대형화 트렌드 추세를 따르기에는 LCD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중소형과 달리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OLED가 LCD보다 비싼 이유는 소재와 장비 가격이 비싼 탓이다. 수율은 논외로 치더라도 장비 가격이 비싸니 패널원가에 높은 감가상각비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가 솔루블(잉크젯) 프로세스를 도입해 가격을 낮추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덧붙여 후면발광(bottom emission)이 아닌 전면발광(top emission) 방식으로의 전환도 유리해진다.
전면발광은 8K에 있어 중요한 핵심 포인트다. OLED에서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 확보가 어렵다. 자발광인 OLED는 LCD 대비 개구율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밝기를 보상하기 위해 전류량을 늘릴 경우 소재 수명이 단축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같은 OLED TV라도 후면발광에서 전면발광 방식으로 바꾸려면 컬러필터 배치를 바꿔야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기물 소재를 쓰는 LCD는 이런 문제가 없어서 8K 구현이 유리하다.
CES 2017에서 QLED TV는 가까이 들여다보면 화소구조가 도드라졌다. 하지만 8K QLED TV의 경우 이런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콘텐츠, 방송장비, 생태계 구축 등에서 8K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있으나 과거 4K(UHD)가 그랬던 것처럼 시장의 요구가 분명하다면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디스플레이 시장이 고해상도, 대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LCD가 OLED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OLED 진영은 원가절감과 함께 솔루블 프로세스 도입으로 대중화에 들어선다면 LCD와 대등한 규모의 시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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