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하만의 독립성을 최대한 유지하기로 했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임원은 그대로 놔두면서 그 밑으로 삼성전자에서 파견된 인력을 배치하는 구조다. 인력구성도 최소한에 맞춰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박종환 전장사업팀장(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회사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가능한 (인력을) 내버려 두고 삼성전자 파견 인력은 서브로 배치할 것”이라며 “중요한 보직에서 한 자릿수 인력을 보내고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만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80억달러(약 9조3480억원)를 들여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전장부품 업체다.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전장사업팀을 구축한 이후 삼성전자는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티어1(1차 협력사)로의 빠른 진입을 위해 하만을 품에 안았다.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손영권 사장은 “작년 전장사업팀을 만들고 전략적인 면에서 M&A를 해야 스케일(범위)이 있고 고객과의 관계를 훨씬 빨리 가져갈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만은 기업거래(B2B) 비중이 80% 이상이다. 하만카돈을 비롯해 JBL, 마크레빈슨과 같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와 공연사업을 가지고 있지만 큰 비중은 아니다. B2B가 핵심이다 보니 향후 5년까지의 매출계획이 대부분 잡혀 있다. 완성차 업체가 부품을 의뢰해 실제 차량에 적용하기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에 엑시노스와 같은 시스템온칩(SoC) 공급도 계획하고 있다. 시스템LSI 김기남 사장이 아우디에 D램,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기에는 자동차용 SoC도 포함되어 있다. 박 부사장은 “하만은 일부 삼성전자 반도체를 사용했지만 범용 제품이어서 SoC는 들어가지 않았고 (우리가) 준비가 덜됐다”며 “아우디에 2018년 엑시노스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우디에 공급되는 SoC는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테슬라에도 주문형반도체(ASIC)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자동차 반도체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만은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솔루션이라고 봐야 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늦어도 올해 3분기까지는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에는 하만 브랜드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으로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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