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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결산/게임] 모바일 올인…가상현실(VR) 전략 온도차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6년 게임 시장은 전반적인 흐름이 모바일로 완전히 넘어간 시기다. 이제 PC온라인게임을 내놓을 만한 여력을 가진 업체는 몇 군데에 그치는데다 관련 사업에서도 하나둘 손을 떼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가상현실(VR)이 새로운 게임 시장 트렌드로 떠올랐다. 게임 개발도구(엔진) 업체에서 VR 기술 지원을 본격화했고 일부 업체들이 VR 모바일게임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주로 중소 업체들이다. 대형 업체들은 시장을 관망 중이다. 비디오게임 시장에선 VR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PS) VR’이 국내 출시돼 본격적인 VR 시장 확대를 알리기도 했다.

규제 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20대 국회에서 확률형 게임 아이템 규제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 탓이다. 확률형 게임 아이템은 뽑기 아이템으로도 불린다. 아이템 획득 여부에 확률이 개입돼 대박 또는 쪽박이라고 부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국내 게임 산업에선 확률형 게임 아이템이 절대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규제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 ‘모바일’…글로벌 진출은 숙명=국내에선 PC온라인게임 비중이 시장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크다지만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다. 반면 모바일게임은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10조7223억원 비중 가운데 32% 가량을 차지했다. 비중 자체는 PC온라인게임보다 적다지만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모바일게임 시장도 2017년 들어 한 자릿수로 성장세가 둔화된다. 같은 시기에 다른 게임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2017년엔 PC방 시장이, 2018년엔 비디오게임 시장이 한 자릿수 성장세에서 역성장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결국 국내 기업들이 지속 성장을 위해선 자의반 타의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와 같이 서구권까지 아우르는 대형 성공 사례는 대단히 드물다. 대다수 국내 업체들은 동남아시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국외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하나둘 늘려가는 중이다.

◆모바일게임 매출 최상위 변화 ‘긍정적’…과연 내년엔=올해도 넷마블게임즈의 시장 지배력이 돋보였다.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로 구글플레이 매출 1,2위를 꾸준히 지켰다.

그러나 중간 중간 대형 흥행작이 나오면서 넷마블이 1위 자리를 내줬다. 넥슨의 ‘히트’가 한동안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넥스트플로어의 ‘데스니티 차일드’가 이례적인 흥행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연말 시장에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1위에 올랐다.

여러 업체에서 대형 흥행 사례가 꾸준히 나온다는 것은 아직 시장이 건강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올해 넥스트플로어를 제외하면 매출 최상위권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인 중소 업체를 꼽기가 쉽지 않다. 넷마블에 이어 넥슨, 엔씨소프트 정도가 두각을 나타냈다. 모두 대형 업체들이다.

내년 시장은 어떨까. 올해와 마찬가지로 빅3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야심작 리니지M 출시를 앞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시삼십삼분(4:33)도 대형 신작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내년 1월 ‘삼국블레이드’를 출시한다. 올해 두각을 나타낸 카카오(카카오게임즈 포함)가 프렌즈 지식재산(IP) 게임을 포함한 신작으로 내년에도 활발할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사다.

◆VR게임, 내년 물꼬=VR 모바일게임은 내년에 본격적인 첫선이 예상된다. 조이시티가 지난달 건십배틀2 VR을 오큘러스 스토어에 출시, 첫 시장 진입을 알렸다. 대형 업체에선 이렇다 할 신작 출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가운데 내년엔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등 이미 VR게임 개발 소식을 전한 중소, 중견 업체 위주로 시장 진입이 예상된다.

일단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모바일과 PC기반 VR보다는 비디오 플랫폼 기반의 PS VR 대응 게임이 각광받을 전망이다.

모바일 VR게임에선 조작방법이 마땅치 않다. 별도 컨트롤러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시장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PC기반 VR은 제반기기를 갖추려면 최소 1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고성능의 PC도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PS VR 위주로 VR 게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확률형 게임 아이템’ 규제, 어느 방향으로 튈까=지난해부터 게임업계가 게임 홈페이지나 관련 인터넷 카페 등 공개된 곳에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 입장에서 확률이 공개된 게시글도 찾기 힘들고 과연 구간별(1% 미만, 1~10% 미만 등) 확률 공개가 실효성이 있느냐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고 20대 국회에서 잇따라 규제안이 발의됐다.

현재 발의된 확률형 게임 아이템 규제안을 보면 ‘아이템 획득 확률’을 외부 공개하라는 것을 넘어서 100분의 10(10%) 이하 확률 아이템을 판매하는 게임물을 청소년이용불가(청불) 등급으로 분류한다는 내용이 담겨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국내 대부분 게임물이 청불 등급이 될 수 있다. 게임산업이 뿌리째 흔들릴만한 사안이다.

확률형 게임 아이템에 중국 정부도 규제를 앞뒀다. 국내만의 문제는 아닌 셈이다. 일본에선 과도한 결제 등의 문제 사례가 불거져 자율규제가 강화된 상황이다.

중국 문화부는 오는 2017년 5월 1일부터 자국 내 온라인게임에서 제공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기능, 가격, 비율 등 세부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업체들의 이용자 이익 보호가 불분명하다는 게 이 같은 조치의 배경이다. 이번 규제는 현지 진출한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등 국산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과 함께 국내 규제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은 이르면 1월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협의체는 ▲정보공개 개선 방안 ▲자율규제 모니터링 ▲사후관리 강화 방안 ▲자율규제 준수에 따른 인센티브와 패널티 부여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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