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 한 해 방송시장의 주역(?)은 케이블TV 였다.
하지만 좋은 의미로 주역은 아니었다. 케이블TV는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에, 방송정책, 지상파 방송사와의 갈등 등 다양한 방송 이슈에서 빠지지 않았다.
상반기에는 SK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으로 중심에 섰다. CJ헬로비전은 인수합병 추진 내내 합병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불발 이후 '원케이블' 카드를 강조하며 케이블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1위의 매각 추진으로 케이블TV 사업자의 각각의 속사정도 복잡해졌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유료방송산업 활성화 방안을 놓고 정부와 갈등이 불거졌다. 정부는 현행 권역규제를 풀어 인수합병 걸림돌을 해소하려 했지만 케이블TV 업계는 가치하락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지상파 방송사와 재송신대가 분쟁도 여전했다. 과거와 달랐던 점은 양측의 소송에서 법원이 잇달아 가입자당대가(CPS)를 하향조정해 판결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양측의 원만한 합의는 올해도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재송신협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대가산정과 관련한 기준이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내년 2월 UHD 본방송 일정을 확정했다. 방통위는 디지털방송 채널 주파수 대역 일부를 UHD 방송용으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상파 UHD 본방송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에 팔인 UHDTV는 유럽식 표준인 DVB-T/2 방식이다. 하지만 정작 표준은 미국식으로 불리는 ATSC3.0이 채택됐다. 즉, 유럽식 표준 수상기를 구매한 소비자는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하지만 비용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또한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6.8%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시청가구가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방송은 유료방송에 재송신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TV에 안테나 내장, 암호화 기술 적용 등도 논란이 됐다. 그러다보니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본방송 연기를 주장하기도 했다.
새롭게 출범한 20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에 발목이 잡혔다. 새누리당의 법안 상정 거부에 야당의 전체 법안을 보이콧 하면서 이번에도 미방위는 불량상임위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종편이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JTBC는 지상파 뉴스 시청률을 뛰어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높은 재방비율, 높은 시사프로그램 편성, 투자 미이행 등 고질적 문제점은 올해도 반복됐다. 이밖에 올해는 1인 방송 전성시대 시작을 알렸다. CJ E&M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방송 '다이아 티비'를 개국하기도 했다.
내년 방송시장 이슈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사간의 재송신 대가 분쟁은 매면 반복되고 있다. 내년 2월 시작하는 지상파 UHD 본방송이 자리를 잡을 경우 UHD 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 또한 올해 케이블TV 업계가 마련한 생존전략이 내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도 관심이다. 셀러에서 바이어로 전환한 CJ헬로비전이 어떤 미디어 기업을 인수할와, 통신사가 케이블TV 인수에 성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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