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스토리지 업체 씨게이트테크놀로지와 합작사를 세운다. 서버나 스토리지와 같은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씨게이트는 웨스턴디지털(WD)과 함께 전통적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기반으로 오랫동안 스토리지 시장에 군림해왔으나 3D 기술을 내세운 낸드플래시의 공세로 설자리를 조금씩 잃어왔다. 더구나 경쟁사인 WD가 샌디스크를 인수합병(M&A)하기로 결정하면서 어떤 형태로던 낸드플래시 업체와 협력이 필요해지게 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씨게이트와 함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합작사를 세우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HDD 업체는 SSD에 밀려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특히 셀을 수직으로 적층해 용량을 크게 늘린 3D 낸드플래시의 등장과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주요 엔터프라이즈 기업이 SSD를 활용한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그동안 우위를 보인 용량 대비 가격도 SSD에 많이 따라잡힌 상태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36.6%), 도시바(19.8%), 샌디스크(17.1%)에 이은 4위(10.4%)를 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늦게 사업 확대가 이뤄졌지만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입지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SSD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하다. 리테일은 물론 기업용 제품 라인업을 운용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적지 않은 상태다.
반대로 씨게이트는 WD가 샌디스크를 품에 안으면서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됐다. 작년에는 전체 직원의 2%에 달하는 1000명을 정리해고 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많은 1600여명이 이미 회사를 떠났다. 구조조정을 펼쳤으나 올해 상반기 수익은 작년보다 9.3% 줄어든 26억5400만달러(약 3조900억원)에 그쳤다. HDD 판매량도 같은 기간 동안 840만대가 줄어든 3680만대로 감소됐다.
씨게이트의 낸드플래시 공급 업체는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이 맡아왔다. 소비자용 제품에는 샌디스크, 기업용 제품에서는 마이크론을 밀어왔다. 다만 3D 낸드에 있어서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도시바보다 뒤떨어져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 분명히 기술적 격차가 있으나 연구개발(R&D)에 가속도가 붙어 빠르게 3세대(48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4세대(64단)까지 진화해 있지만 2세대 이상 벌어졌던 차이가 몇 년 사이에 1세대로 줄었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정리하면 SK하이닉스는 아쉬운 SSD 시장, 씨게이트는 마이크론보다 우월한 파트너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았다고 봐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인수한 컨트롤러 업체 LAMD의 인력을 새로운 합작사로 통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씨게이트도 스토리지 개발에 필요한 인력을 보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S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3%에서 올해 40%, 2018년 4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량 대비 가격에 있어서도 올해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128GB SSD가 500GB HDD와 가격이 같아지기 때문. 2018년 이전까지 256GB SSD는 1TB HDD, 2020년에는 512GB SSD가 1TB HDD와 같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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