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 세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미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에서 지난 1분기 35.1%로 1위에 올랐기 때문에 SSD에서도 꾸준히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기업용 제품에서 인텔과 마이크론의 ‘3D 크로스(X) 포인트’와의 경쟁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라인업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SSD 시장에서 37.3%의 점유율을 기록, 2위인 인텔(12.2%)과 넉넉한 격차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샌디스크가 11%로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나 마이크론과 도시바는 3%대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두 업체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각각 13.3%, 21.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만큼은 아니더라도 3강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3D 낸드플래시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능과 가격에 있어 경쟁 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다. 최근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6 (Flash Memory Summit)’를 통해서는 4세대(64단) V낸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활용하면 SSD 용량을 단일 시스템에서 최대 32TB까지 늘릴 수 있다.
SSD 시장의 변수는 양극화와 함께 인텔의 추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안이 아니다. 그동안 인텔은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에서 한 자릿수 후반대에 머물러 있으나 SSD에서만큼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생산한 낸드플래시를 자체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수익성에 있어서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3D 낸드에서도 중국 다롄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돌파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관건은 엔터프라이즈와 같은 기업용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Z-SSD’, 인텔은 ‘SSD-DC’를 내세우고 있지만 진검승부는 3D X포인트가 양산되는 내년부터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삼성전자는 3D X포인트의 기본 기술이 되는 ‘상변화메모리(Phase Change RAM, P램)’와의 직간접적인 비교에 나선 상태다. 더불어 새롭게 설계한 컨트롤러와 V낸드 양산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3D X포인트가 예상만큼의 성능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내부적으로도 ‘성능과 가격해서 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P램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중간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며 “삼성전자도 P램 개발에 상당한 성과가 있지만 당분간은 V낸드를 더 고도화하는 형태로 R&D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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