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은 정치적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고, 금융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우리 금융산업은 '핀테크'를 중심으로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키워드가 그나마 어느 정도 실체적으로 제시됐던 분야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젠 그 정책적 동력을 크게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비대면채널과 자율성이 강화된 보안전략, 핀테크 기반의 신규 서비스 등 지난 2~3년간 분출됐던 금융권의 혁신 노력은 이제 스스로의 동력으로 가야한다. 이런 면에서 2017년 금융IT 전략은 내용적으로 큰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12월15일 ‘2017년 전망, 금융IT 혁신 컨퍼런스’(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을 앞두고, 국내 금융IT 산업의 주요 관심사를 7회에 걸쳐 제시한다. <편집자>
③ 또 다시 불붙는 차세대시스템 구축 경쟁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권에 다시 차세대시스템의 바람이 불고 있다. 명칭은 다양하다. '포스트 차세대' , '2기 차세대', '차차세대', 또는 예전에 그랬듯이 그냥 '신시스템' 으로도 불린다. 기존에 했던 '차세대'와 구별짓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다양한 명칭만큼이나 이제 차세대에 대한 금융권의 생각은 달라지고 있다.
지난 1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차세대시스템 사업 수행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이미 16년전에 2000년에 현재 가동중인 신시스템을 오픈했다. 당시 HP 유닉스 최고 사양의 기종으로 주전산시스템을 교체하고, 오픈 아키텍처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 자체로 당시엔 충분히 혁신적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16년, 산업은행은 2000억원 규모를 상회하는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축적된 시간의 깊이 만큼이나 차세대시스템에 바라는 산업은행의 방대한 요구사항이 집결됐다.
그때문일까. 보기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1차 입찰에서 유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예정된 금액으로는 프로젝트 단가를 맞추기 힘들것으로 보고 LG CNS가 1차 입찰에서 빠진 것이다. 물론 이후 재개된 2차 입찰에선 LG CNS가 참여해 SK(주) C&C와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 됐다.
LG CNS는 2차 입찰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국책은행으로서 가치가 있고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SK주식회사 C&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여기서 주목해 볼만한 워딩은 ‘레퍼런스 확보’이다.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경쟁자인 SK(주) C&C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내년에는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가시권에 들어간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의 행보가 보다 구체화된다. 금융IT업계의 시선은 2017년으로 이미 옮겨지고 있다.
◆은행권 대형사업 연이어 발주=KB국민은행은 포스트 차세대시스템(2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위한 ISP컨설팅을 5개월째 진행 중이다. 12월중 컨설팅 결과가 완료되면, 내년 초 국민은행의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ISP 컨설팅을 통해 메인프레임, 유닉스, 혹은 리눅스 등 제3의 인프라까지 염두에 둔 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대면채널, 스마트금융에 대한 원활한 지원 등 미래 금융환경을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IT 플랫폼 구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IT시스템을 통합하는 KEB하나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이 마무리됐다. 하나은행이 2009년, 외환은행이 2005년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IT시스템 통합 이후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스템 사용연수를 고려했을 때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신한은행(오픈시기 2006.10), 농협은행(2009년 1월), 수협은행(2011년 9월) 등이 꼽힌다.
이 중 현 시스템의 사용연수가 가장 오래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당시 조흥은행과 합병을 완결하는 의미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섰으며 의미있는 빅뱅 방식의 시스템 구축을 이뤄냈다.
이후 신한은행은 디지털 뱅킹 전략을 구체화화면서 개별 채널에 대한 혁신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레거시시스템이 햇수로 10년여를 넘어가면서 차세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의 경우 2017년 2월 완료 예정인 농협중앙회, 조합의 계정계시스템을 분리하는 중조분리 사업이 마무리되면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과 중앙회 시스템을 분리하는 내용의 이번 사업이 마무리되면 8년째로 접어든 현 시스템에 대한 차세대 로드맵 수립이 이어질 것 이란 업계의 관측이다.
<표>2017년 주요 금융사 IT과제
금융사 | 2017 주요 IT과제 |
KB국민은행 | 12월 중 차세대 ISP컨설팅 완료. 내년도 구축 사업 가시화 |
KEB하나은행 | 2015년 9월 IT전산통합 완료. 2017년 중 차세대 ISP 사업 발주 예상 |
신한은행 | 2006년 10월 현 시스템 오픈. 사용연수 11년째 접어들어 신시스템 구축 논의 본격화될 듯 |
농협은행 | 2017년 2월 중조분리 사업 완료. 차세대시스템 논의 착수예정 |
SH수협은행 | 12월 1일자로 SH수협은행 출범. 포스트(POST) 차세대시스템 추진 예정 |
한국은행 | 한은금융망 2017년 중 실행 방안 마련. 2018년 중 착수 예정 |
미래에셋대우 | 대우증권 시스템 기반 미래에셋과 전산통합 완료. 2017년 차세대 착수 예정 |
HMC투자증권 | 2014년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 지속 |
한국투자증권 | 2011년 500억원 규모의 차세대시스템 오픈. 차세대 검토 예정 |
흥국생명 | 2005년 200억원 규모 차세대시스템 오픈. 2015년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 검토 |
한화생명 | IFRS4 대응 사업 추진 |
삼성생명 | IFRS4 대응 사업 추진 |
교보생명 | 현재 차세대사업 진행 중. IFRS4 대응 사업 추진 |
한편 수협은행의 경우 12월 1일자로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독립 출범. Sh수협은행으로 출발한다. Sh수협은행은 출범에 앞서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개념 포스트(POST) 차세대시스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2017년에는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로드맵 수립(ISP)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의 한은금융망 재구축 사업도 관심이다. 1994년 만들어진 한은금융망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금융기관 간 거액자금 거래를 금융기관의 당좌 예금계정을 통해 건별로 즉시 결제를 종료시키는 결제시스템이다. 현재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130여개의 금융기관이 한은금융망을 사용하고 있다.
한은은 2017년까지 재구축 방안을 마련한 후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2020년까지 최신 IT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한은금융망을 만들 예정이다. 한은금융망이 구축되면 한은금융망에 연계된 130여개 금융사의 시스템 대응 사업도 진행돼야 한다.
한국거래소(KRX) 차세대시스템 오픈 과정에서 증권 및 선물 등 자본시장업계가 협의체를 만들어 시스템 구축에 대응하는 사업을 추진한 것과 같이 은행, 보험, 증권 등 전 금융사들이 대응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보험 및 증권사업도 활발=증권업계에선 내년도 미래에셋대우와 HMC투자증권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발주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차세대시스템 구축 검토에 나선다.
지난 11월 4일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계약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합병 후 존속회사의 명칭은 통합미래에셋대우다. 지난 11월 7일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합병에 따른 전산통합이 완료됐다. 대표 코드 등 정식 시스템 합병일은 1월 2일자로 진행된다.
양사의 시스템 통합은 대우증권을 기반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08년 2월에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했다.
따라서 대우증권 시스템만 고려하면 내년에는 운용 9년째로 접어들게 된다. 2015년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미래에셋증권의 시스템이 통합 과정에서 얼마나 녹아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시스템 통합 후 차세대시스템 구축이라는 공식을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2014년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가 있어온 HMC투자증권은 내년에는 시스템 구축 사업 발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11년 500억원 규모의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한국투자증권도 내년 차세대시스템 구축 가시권에 들어가 있다.
보험권에선 내년도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눈에 띠는 것은 없다. 흥국생명이 지난 2005년 오픈한 차세대시스템이 사용연수가 오래된 만큼 2015년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정도다.
다만 보험권에선 국제회계기준(IFRS4) 대응을 위한 대형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2021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보험권에선 자금축적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IFRS4 2단계 적용을 유예해 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회계 상 부채로 잡히던 일부 항목을 자본으로 인정키로 되면서 자본 축적의 부담이 경감돼 더 이상 유예를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 보험사의 경우 IFRS 구축에 50억원 내외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의 경우 500억원 내외의 사업비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몇몇 보험사는 이미 ISP가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품선정도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본지는 [2017년 전망, 금융IT Innovation] 컨퍼런스를 12월15일개최합니다. ‘금융서비스고도화 시대와 효율적인 IT대응 전략’을 주제로 스마트금융 대응 전략, IT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 전략, 최신 금융보안 전략 등 금융권의 다양한 관심사를 중심으로 논의해 볼 계획입니다.
또한 2017년 금융감독 방향(금융위/금감원)을 비롯하여 금융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위한 디지털라이제이션 등 최신 금융IT 트렌드를 공유하고, 폭넓은 마케팅 기회의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한 해를 알차게 마무리하고 서로 새로운 희망을 얘기할 수 있도록 행사에 많이 참석해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많은 관심과 참석 부탁 드립니다.
세미나 페이지 바로가기(http://seminar.ddaily.co.kr/seminar21/)
장소 | : 서울플라자호텔(시청앞) 그랜드볼룸 |
일시 | : 2016년 12월 15일(목) 09:10~17:20 |
참석대상 | : 금융권IT 및 e비즈니스, IT업계 관계자, 일반인 등 500여명 |
참가비 | : 사전등록 49,500원 / 현장등록 77,000원 (부가세 포함) |
* 요청 시 교육참가 수료증 발급해 드립니다.
* 좌석이 한정된 관계로 선착순 접수할 예정이오니, 온라인 사전 등록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온라인 사전등록은 12월 14일(수) 오후 6시까지 할 수 있습니다.
* 당일 주차권은 제공되오나, 교통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당일 발표자료집, 중식, 커피, 다과가 제공됩니다.
※ 세금계산서는 12월 16일 이후에, 신청자 메일로 전자세금계산서가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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