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장이 2년 연속 후퇴한 가운데 울트라HD(UHD·4K)보다 해상도를 더 높인 8K TV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더불어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계가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8.6세대로 인해 화면크기 대형화는 물론 틈새시장 공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4일 LG경제연구원 이우근 책임연구원은 시장조사업체 유비산업리서치가 주최한 ‘2016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결산 세미나’에서 “10.5세대는 65인치 이상에서 유리하지만 안정화 이슈로 인해 (내년 가동에 들어가는) 8.6세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풀HD OLED와 UHD LCD TV 가운데 소비자는 해상도가 더 높은 제품을 선택했으며, 8K LCD TV가 나오면 OLED 진영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후반 LCD로 완전히 재편된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디자인은 물론 화질, 풀HD로의 전환을 통해 최강자로 군림했다. 이후 3D와 스마트TV로 넘어가는 듯 보였던 TV 시장은 UHD가 가장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사실 삼성전자 입장에서 UHD는 그다지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니었다. 실제로 LG전자가 앞장서서 UHD TV를 내놨다가 콘텐츠 부족과 비싼 가격으로 쓴맛을 본적이 있는데다가 화면크기나 해상도로 경쟁하는 TV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시장은 급격히 UHD로 넘어갔고 삼성전자, LG전자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야 했다.
풀HD OLED와 UHD LCD TV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김 책임연구원이 언급한 것처럼 소비자에게 있어 화면크기와 해상도는 TV 구동방식의 차이점을 덜 느끼도록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더구나 OLED는 UHD까지는 어느 정도 개발이 가능했지만 8K의 경우 화소를 더 오밀조밀하게 구성해야 한다. 고해상도 구현에 적용할 소자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LCD 진영보다 8K TV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TV 평균 화면크기가 증가하고 있고 중국 패널 기업을 중심으로 더 높은 세대의 투자가 이뤄진 상태”라며 “10.5세대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처음으로 앞서가는 형태라 안정화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10.5세대와 달리 8.6세대의 경우 이노룩스와 CEC판다, HKC 등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45/50/58인치와 같이 틈새 화면크기를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나홀로 OLED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20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과거와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어 긍정적인 모습으로만 보기 어렵다. 2014년 전체 TV 시장에서 11%를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7%, 올해는 5%, 향후 2020년까지 1%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되서다.
김 책임연구원은 “TV 가격 자체가 많이 떨어지고 있고 비싼 TV를 소비자가 구입하지 않고 있다”며 “LG전자가 20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위가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부분까지 소비자에게 찾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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