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에 진출한다.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 차원이다. LG전자에 앞서 의료분야에 뛰어든 삼성전자와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전체가 타깃이다. ‘전부’를 노리는 삼성전자와 달리 ‘잘할 수 있는 것’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LG전자 전사 차원의 기업용(B2B) 사업 강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LG전자는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11월27일부터 12월1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영상의학회(RSNA)2016’에 참가한다. ▲붉은색 표현을 세밀화 한 수술용 모니터 ▲진료와 환자 상담용 임상 모니터 ▲필름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 3종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권봉석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은 “정확하고 빠른 진료를 돕는 제품으로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니터는 12월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는 내년 출시한다. 한국 미국 유럽 등에 순차 판매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 규모는 연간 37억달러(약 4조원)다. 독일 지멘스 일본 소니 등이 강자다.
LG전자는 왜 이 분야를 택했을까. 제품 다변화로 회사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개인용(B2C)에 편중된 제품군을 기업용으로 재편해 매출 구조를 안정화 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의료용 영상기기는 기존 사업 기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용이한 분야다. LG전자는 TV와 개인용(B2C) 모니터 분야 선두권이다. 디스플레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Signage, 광고판)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안착하면 계열사 동반성장도 가능하다.
현재 LG전자는 ▲TV ▲생활가전 ▲휴대폰이 주력이다. 모두 소비재다. 전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 소비재는 기업 시장에 비해 경기 민감도가 높다. TV와 생활가전이 휴대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경기와 상관없이 회사가 살아갈 품목이 필요하다.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만든 것도 그래서다.
한편 LG전자의 시장에 진입 여부는 영업력에 달렸다. B2B는 현지화 된 영업망 구축이 사업 필수요소다. 의료는 LG전자에겐 미개척지다. 삼성전자도 이 때문에 고전 중이다. LG전자가 얼마나 빠른 시간에 의미 있는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