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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다 바뀐다는’ 네이버의 첫 걸음을 보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다 변했으면 좋겠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한성숙 신임 대표 내정자(서비스총괄 부사장)에게 당부한 말이다. 한 내정자에 건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이 의장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일하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한 내정자의 섬세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3월이면 한 내정자가 신임 대표로 올라서고 이해진 창업자와 함께 지난 8년간 네이버를 이끌었던 김상헌 대표가 퇴진한다. 김 대표는 경영고문으로 남는다.

김 대표는 지난 22일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대외, 정책이나 바깥의 많은 이해관계자분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해왔다. 사실은 지난 몇 년간 네이버페이, 동영상 부문 등이 다 한성숙 CEO 내정자의 성과였다”며 후임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많이 했다.

김 대표의 말대로라면 한 내정자는 이미 최고경영자 수업을 받고 있던 셈이다. 내년 3월 대표직에 올라선 이후에도 기존 업무의 연장이 될 듯하다.

한 내정자에게 내년 3월, 네이버를 대표하는 두 얼굴이 빠진 뒤 어떻게 대내외 업무를 다 챙길 것이냐 물었더니 고민 중인 사안을 꺼내 놨다. 의외로 큰 변화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내정자는 “비즈니스 서비스 파트를 좀 더 영역별로 책임감 있게 갈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대표도 “저희의 해법은 내부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는 다른 임원들이 있다. 정책, 홍보, 법무라든지 지난 몇 년간 인터넷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사람으로 성장했고 부분부분 나눠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카카오가 30대 청년 CEO를 맞이하면서 CXO라는 고위경영자 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연륜을 갖춘 각 영역별 책임자들이 대표를 보좌하는 형태였는데, 네이버도 이와 비슷한 경영 체제 카드를 꺼낼지가 관심사다.

어찌됐든 한 내정자의 발언은 적절한 용인술을 쓰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앞으로 네이버 내에서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인재들이 맡은 사업에 좀 더 힘을 싣고 소통을 많이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내정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파트너들이 네이버를 잘 쓸 수 있도록 네이버 플랫폼이 좋아진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향후 방향성을 언급했다. 또 “지금까지 네이버를 중심으로 했던 서비스나 여러 운영방식, 구조들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파트너사와 함께 개인 이용자 입장에서도 환영할 부분이다.

또 하나 한 내정자에게 기대를 걸어볼만한 점이 있다. 그가 네이버 서비스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와는 달리 ‘실무형 CEO’인 셈이다. 한 내정자가 네이버 서비스에 변화를 주기로 맘먹었다면 그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생태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새로운 생태계 가치사슬을 만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에서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더욱 좋다. 앞으로 파트너사, 이용자 모두와 그 가치를 공유하는 ‘모두의 네이버’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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