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민내비로 불렸던 김기사가 지난 2월 ‘카카오내비’로 재탄생했다. 그로부터 7개월여가 지난 지금, 모바일 내비게이션(내비) 시장에서 카카오내비는 월이용자수(MAU) 기준으로 T맵에 이은 2위에 올라있다. 눈높이가 비슷한 경쟁자로는 KT의 올레아이나비가 있다. 네이버 내비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카카오가 여타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을 기반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휘어잡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내비 역시 이 같은 혜택을 등에 업고 있다. 카카오내비에서 카톡 아이콘을 통한 쉬운 장소 공유가 대표적 강점이다. 수신자가 카카오내비 앱이 설치돼 있지 않더라도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바로 길안내도 가능하다.
여기에 카카오는 또 하나의 차별점을 내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외부 서비스에 카카오내비를 연동할 수 있도록 만든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을 개방할 방침이다.
◆카카오내비, 오픈 API 검토=12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내비에 오픈 API 도입을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개별 계약이나 제휴를 통해서만 API를 제공하고 있으나 향후 관련 API를 오픈 API로 제공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확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기사 시절부터 API를 사용해온 업체는 180여곳, 카카오내비로 리브랜딩을 통해 간판을 바꿔 단 뒤엔 20여곳이 API를 신청했다. 모두 개별 제휴를 거쳐서 API를 사용 중이다. 카카오는 외부 업체 입장에서 개별 제휴라는 번거로운 절차를 없애 카카오내비 생태계의 무한확장을 꾀할 방침이다.
지난 10일엔 네이버가 지도 API의 무료 사용량을 확대한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오픈 플랫폼 전략의 일환이다.
카카오내비의 오픈 API 역시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 내비의 경우 외부 서비스 연동을 위한 API가 준비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카카오내비가 한발 앞서 있다. 이런 가운데 오픈 API 제공까지 검토, 모바일 내비 경쟁력을 확고히 할 방침이다. 카카오도 네이버에 이어 지도 API의 무료 사용량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내비는 궁극적으로 카카오가 라이프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며 출시하는 다양한 서비스의 완성도와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모바일 서비스 특성상 이동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타 서비스에서 내비게이션을 같이 결합하는 것에 대한 니즈 역시 커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내비, 확고한 2위 굳히기…‘벌집’ 등 편의기능 내세워=국내 모바일 내비 시장에선 T맵이 단독 1위다. 카카오 입장에선 당장에 넘보기 힘든 1위를 목표하기보다는 확고한 시장 2위를 겨냥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앞서 언급한 오픈 API 전략과 함께 편의기능을 내세워 이용자층 확대를 노린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가 꼽은 카카오내비의 편의기능 강점으론 ▲22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길안내 음성지원 ▲HTML5(웹문서 기본 개발언어 최신규격) 국내 유일 지원을 통해 길안내 공유 시 수신자의 내비 앱 설치유무 상관없이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바로 안내 ▲독자적인 장소관리 사용자환경(UI) ‘벌집’ 등이 있다.
이 중 장소관리 UI ‘벌집’은 카카오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편의기능이다.
벌집에 등록된 장소는 이용자의 현 위치를 기준으로 동서남북 상대적 지리를 반영해 보여주기 때문에 벌집이 많아져도 쉽게 장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주요 장소는 벌집 색을 직접 설정해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현 위치가 아닌 저장된 두 장소 간의 이동 경로 및 예상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벌집을 통한 카카오내비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80여개에 달하는 테마별 추천태그도 ‘가까운순 정렬’ 및 ‘지도보기’ 등을 지원, 선호 지역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상세보기만 누르면 별도 검색 없이 이용자들의 평가, 사진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기본 탑재가 아닌 이용자가 직접 다운로드 받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중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며 “출시한지 6개월 만에 이미 가입자 780만명, 월 평균 이용자 360만명을 기록하고 2~3주마다 최대 이용자수 및 길안내 시작 건수를 갱신 중으로 충성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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