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문한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1공장과 창원2공장. 모터와 컴프레서를 생산하는 라인에 다양한 품질 혁신과 관련된 문구가 붙어있다. 모터와 컴프레서는 ‘생활가전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부품이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안 들어가는 제품이 없다. 그래서일까. 직원들의 눈길과 손길이 다르다. 문구 역시 이 문구들은 현장 작업 직원이 직접 제안한 것들이다. LG전자는 1965년 세탁기용 모터를 시작으로 55년 동안 모터와 컴프레서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을 배양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모터 중에는 세탁기용 DD(Direct drive)모터가 전체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6초에 1대씩 만들어집니다. DD모터 생산에 들어가는 코일은 1년이면 지구에서 달까지 3회 이상 왕복이 가능한 길이(약 260만km)입니다.”
LG전자 컴프레서앤모터(C&M)사업부 박성길 모터제조파트장의 설명. 코일을 감는 로봇이 분주히 돌아간다. 총 11개 모터 라인 중 3개 라인이 DD모터를 생산한다. DD모터는 LG전자 드럼세탁기에 들어간다. 1998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두드리기 주무리기 비비기 등 LG전자 드럼세탁기의 6모션은 DD모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11개 라인에서 만드는 모터는 100여개의 시험을 통과해야 양산에 들어갑니다. 사람은 듣지 못해도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주파수의 소음 감시나 일부러 화재를 발생시켜 안정성을 따져본다든지 국가별 표준 규격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합니다.”
DD모터 10년 보증은 마케팅이 아니다. 김봉진 LG전자 C&M사업부 모터품질보증파트장의 자신감은 생산라인 옆 신뢰성 실험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창원공장은 부품뿐 아니라 완제품까지 개발하고 생산한다. 완제품은 완제품대로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냉장고 에어컨 정수기 등에 사용하는 컴프레서는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3초에 1개씩 만들어집니다. 컴프레서는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구현할 때 필요한 부품입니다. 올 상반기 기준 컴프레서 전체 생산량 중 3분의 1 이상은 외부 업체에 공급했습니다.”
LG전자 C&M사업부 강철수 냉장고컴프레서(RC)제조팀장의 설명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다. 크기 형태 등이 다른 컴프레서는 제조 공정이 끝난 후 검사실로 모인다. 모든 컴프레서는 진동 소음 검사를 거친 후 냉매 유출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공기를 투입한 수 수조 안에서 기포가 생기는지 확인한다.
“냉매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압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밀폐 여부가 중요합니다. 냉장고용 컴프레서의 경우 영하 5도부터 영상 43도 사이에서 400여개의 시험을 거칩니다. 창원뿐 아니라 해외 생산기지에서 만든 부품도 이곳에서 검사를 진행합니다.”(박동우 LG전자 C&M사업부 냉장고컴프품질보증팀장)
전 세계 종합 가전 업체 중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사업을 직접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창원은 LG전자 생활가전 컨트롤타워다. 1공장과 2공장을 합쳐 연면적 80만6000제곱미터다. 창원시는 LG전자 창원1공장 앞길을 ‘LG전자로’로 정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내년 말까지 창원R&D센터 등의 신축에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LG전자 생활가전의 힘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