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을 중심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대응을 위한 IT구축 사업이 연이어 발주되고 있다. 금융권의 IFRS 도입은 단순히 '규제 준수'라는 측면을 떠나 자본과 프로세스가 다시한번 변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의 회계 프로세스를 떠나 새로운 체계에서의 자금운영이 필요한 만큼 이를 지원하기위한 IT 시스템 구축도 세심하게 접근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3회에 걸쳐 금융권 IFRS 구축 시장을 조망해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20년 도입이 예정돼 있는 보험 IFRS4 대응은 보험사의 경쟁력은 물론 생존의 근간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IFRS4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정한 국제회계기준 중 보험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특히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보험의 부채는 은행의 부채와 다르다. 은행의 경우 자산의 대부분이 금융상품에 집중돼 있지만 보험의 부채는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 즉 보험금이다. 또 은행의 경우 부채가 정해져있지만 보험은 보험 수취자가 지급받는 시점의 변동성이 큰 탓에 부채를 산정하기 힘들다.
여기에 보험사들이 보험부채를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보험사들이 가져왔던 경영 프로세스가 근본에서 흔들리게 된다.
이번 IFRS4에서는 보험사 미래 이익에 해당하는 계약서비스마진을 보험부채로 평가하고 지급여력비율(RBC)을 평가할 때 가용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보험사들이 고객들에게 줘야할 보험금, 즉 보험부채를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부채를 가용자본으로 포함시켜 온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4월 중국 안방보험에 35억원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에 매각된 것도 보험사가 가지고 있는 부채에 대한 가치 평가가 작용한 탓이다.
이처럼 IFRS4에서는 보험사의 부채에 대한 정의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부채를 자본으로 잡지 못하게 된 보험사들은 자본금 확충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허리띠 졸라메기에 나섰다.
특히 보험사들의 IFRS4 대응을 위한 IT시스템 구축은 계리시스템 고도화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험사의 계리시스템은 한마디로 보험상품에 대한 수익을 시뮬레이션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계리시스템은 보험상품의 기초서류의 내용 및 배당금계상 등의 정당성 여부를 따지는 데서부터 사고 발생 확률을 예측할 수 있는 통계까지 보험 상품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이다.
보험회사는 3가지 요소(위험률, 이자율, 사업비율)를 이용하여 보험료를 산출해 왔는데 비교적 단기간의 고객 분석 및 리스크를 기반으로 계리시스템이 운영됐다면 이제는 장기간의 고객 관점에서 계리가 진행돼야 한다.
아시아나IDT 김만호 팀장은 “위험률, 이자율, 사업비율만을 따지던 방식에서 현금흐름방식으로 보험료 산출을 하자는 것”이라며 “기존 계리시스템을 통한 시뮬레이션은 이 3가지 기준으로 산출됐는데 최근 변액보험 등 다양한 상품이 높은 이율을 자랑했지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등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험권의 IFRS4에 대한 인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금융지주사 계열 보험사들은 금융지주사의 IFRS 도입에 따라 금융계열사가 모두 IFRS를 도입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연결결산을 해야 한다.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는 2020년까지 시스템 구축을 유예 받더라도 금융지주가 병행 가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2020년까지 수기로 작성을 해야 한다.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지주에 속하지 않은 보험사들은 IFRS 도입 자체를 유예해 달라는 입장이다. 자본확충 등 경영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IFRS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고 신뢰성이 생명인 금융사의 경우 국제규격 준수가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도입을 늦출수만은 없다.
때문에 보험개발원은 지난 4월 10여개의 중소형 보험사와 함께 IFRS4 2단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정(MOU)을 체결하고 현재 공동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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