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을 중심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대응을 위한 IT구축 사업이 연이어 발주되고 있다. 금융권의 IFRS 도입은 단순히 '규제 준수'라는 측면을 떠나 자본과 프로세스가 다시한번 변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의 회계 프로세스를 떠나 새로운 체계에서의 자금운영이 필요한 만큼 이를 지원하기위한 IT 시스템 구축도 세심하게 접근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3회에 걸쳐 금융권 IFRS 구축 시장을 조망해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금융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은행은 IFRS9, 보험권은 IFRS4 도입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이번 IFRS 사업은 은행 및 보험 등 금융사들의 경쟁력은 물론 회사의 존망을 가늠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은행권의 경우 IFRS가 기존 발생손실 기준에서 앞으로는 기대예상손실로 변화함에 따라 향후 필연적으로 대손충당금에 변화가 생긴다.
오는 2020년까지 유예돼있는 보험사의 IFRS4 구축도 문제다. 보험사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금융지주의 경우 2020년이 아닌 2017년부터 사실상 병행결산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더 급하다.
금융지주에 속하지 않은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도 2020년까지 유예를 받은 만큼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실무적으로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보험권의 경우 IFRS4 구축은 자연스럽게 계리시스템 고도화와 연결된다는 점이 고민이다. 계리시스템을 고도화, 혹은 재구축하는 데는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의 비용이 투자돼야 한다.
은행권은 IFRS9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행권의 사업은 금융지주차원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특색이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2017년부터 IFRS9에 대한 병행결산을 하고 2018년 전면 도입을 한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금융지주사 주력 계열사인 주요 은행들은 회계법인을 주 사업자로 컨설팅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상태다. 또,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IFRS 시스템 구축 사업에 나서는 등 은행권의 시스템 구축도 뒤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은행(누리솔루션), 산업은행(대우정보시스템)이 IFRS9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기도 했다.
지방은행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부산, 경남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BNK금융그룹은 지난 12일 IFRS 9 도입 자문 및 시스템 구축 제안요청 공고를 내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8년 시행 예정인 IFRS9 개정안은 금융상품의 손상을 적시적으로 인식하도록 개선한 것으로, 금융상품의 미래 예상손실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SAS코리아 관계자는 “현 회계제도는 금융상품 손실을 반영 시 발생기준으로 인식하지만, IFRS9이 도입되면 손실 징후가 포착되면 이를 반영해 회계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IT시스템 입장에서는 부도율 산출 방식이 바뀌는 만큼 코딩 및 프로세스 일부가 변화한다.
아시아나IDT 김만호 팀장은 “고객에 대한 분석이 10년까지 장기로 가는 만큼 SW적으로 산출방식이 변화해 코딩을 바꿔야 한다. 또 분류체계 변화와 관리 필드가 더 늘어나는 만큼 손을 볼 곳이 생긴다”고 전했다.
기간계 시스템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고객 분류가 세분화되면서 디스크와 CPU 증설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시아나IDT 김만호 팀장은 “2가지였던 분류 스테이지에 1가지가 더 생기면서 시스템 증설이 필요해졌다. 무엇보다 지난 2009년 시스템을 1차 완료한 은행권의 경우 시스템 운영 4∼7년차에 들어가면서 개선사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우정보시스템 뱅킹부문 송윤상전무는 “IFRS9과 4의 시스템 구축은 여신과 컴플라이언스 관련 데이터는 물론 금융권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데이터 연산처리 능력 향상이 필요하고 궁극적으로 IFRS9과 4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철저한 가치 분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사들은 컨설팅 후 시스템 구축을 하는 모델과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을 병행하는 사업모델을 취사 선택하고 있다.
컨설팅 발주 후 시스템 구축(SI)를 하는 형태의 경우 KB금융지주 등이 대표적이다. 삼정KPMG와 EY한영을 컨설팅 사업자로 선정한 KB금융지주는 컨설팅 후 SK주식회사 C&C를 주사업자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도 KB저축은행과 오케이저축은행이 컨설팅 후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두 저축은행은 아시아나IDT가 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컨설팅과 SI를 병행하는 경우는 지방은행들이 대부분 택하고 있다. 전북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등이 컨설팅과 SI를 동시에 추진한 형태다. 이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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