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논란이 된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와 관련해 외풍(外風)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13일 15일 잇달아 티타임을 갖고 LG유플러스 사실조사 거부를 비롯해 지원금상한제 폐지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을 들었다 놨다했던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에 대해서는 방통위가 독립적,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최근 방통위가 고시개정을 통해 단말기 지원금 상한을 출고가격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방통위와 미래부는 지원금 상한 폐지는 물론, 상한선 확대를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와 기재부 등이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지원금 상한 조기 폐지 카드를 꺼내들며 다시 지원금 상한 폐지 논란이 확대됐다.
이에 고삼석 상임위원은 “단말기 지원금 제도의 주무기관은 방통위임에도 불구하고 기재부·미래부 등 유관부처가 사전협의 없이 월권으로 비춰질 정도로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공개적으로 부당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방통위원들은 회의를 통해 지원금 상한 폐지 논의의 주체는 방통위임을 명확히 했다.
고삼석 위원은 “지원금 상한 폐지에 대한 결정권은 방통위에 있다”며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자율적,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 차원에서 논의가 진전된 것은 없는 상태다. 박노익 이용자보호국장은 “검토만 하고 있는 단계”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원금 상한 폐지가 없던 일이 된 것은 아니다. 과거 기본료 1000원 인하 때처럼 범정부차원에서 큰 경제정책이 추진 될 경우 조기 폐지 가능성도 얼마든지 남아있다. 지원금 상한 폐지는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됐었다. 특히,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구성으로 이달부터 국회차원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청와대가 조기 폐지에 강력한 의지를 보일 경우 여당 몫 상임위원들이 동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위원은 “지원금 상한 폐지 논의 자체가 없던 일이 된 것은 아니며 앞으로 기재부나 미래부 등이 정책검토를 요청할 경우 지원금 상한 폐지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외부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지원금 상한제가 조기에 폐지될 경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 변경을 비롯해 분리공시 도입, 단말기출고가격 상승 등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지원금 상한이 폐지될 경우 간헐적인 보조금 대란이 일어날 뿐 전체적인 이용자 혜택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평균 보조금 수준은 상한선 33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20만원 초반대이다. 지원금보다 20% 요금할인 혜택이 더 크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는 내년이면 일몰되는데 법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조기에 폐지하는 것은 정책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라며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에 반대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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