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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알파고, 5국 승부도 ‘신수’에 달렸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 간 4국까지 승부는 모두 ‘신수(新手)’에서 갈렸다.

알파고가 새로운 수, 일반적으로 두지 않는 수를 뒀을 때 이 9단이 당황했고 고심을 거듭했다. 알파고의 실수라고 봤던 것이 나중에 묘수가 되는 장면도 여럿 나왔다. 이 때문에 알파고 등장을 계기로 기존 바둑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 9단이 귀중한 1승을 챙긴 4국도 그렇다. 중앙 흑돌 사이에 끼운 백 78수는 알파고 입장에서 신수였다. 이후 알파고는 이상한 착수인 이른바 ‘떡수’를 연발했고 승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신수가 ‘신의 한수(神手)’가 된 셈이다.

이처럼 4국에서 알파고가 처음으로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 9단의 결정적인 한 수가 확률 계산 알고리즘의 허점을 파고든 것인지 결과적으로 진짜 실수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9단은 “생각지 못한 수가 나왔을 때 버그(오류) 형태의 수가 진행된다”고 알파고 약점을 거론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4국이 끝난 뒤 “이 9단의 묘수와 복잡한 형세에 기인해 (알파고의) 실수가 나오는 국면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일단 알파고의 허점이 파악됐다곤 하지만 이 9단이 5국에서 가시밭길을 택했다. 또 하나의 알파고 약점으로 거론된 ‘흑돌’을 자신이 잡기로 한 것이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기보다 진검승부를 원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5국에서 더더욱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인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알파고의 수읽기는 여전히 난공불락에 가깝다. 알파고의 실수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이 9단의 승률을 낮게 볼 수밖에 없다. 백 78수와 같은 신수가 다시 한 번 나와야 하는 이유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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