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이세돌 9단이 구글 알파고와 첫 대국이 끝난 뒤, 미디어 인터뷰에 응했다. 행사장에 들어선 이 9단의 표정은 굳어있었으나 인터뷰에 들어가자 특유의 기세가 되살아났다. 그는 “조금 충격적이긴 하지만 즐겁게 뒀다”며 “후회는 없다.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알파고 개발을 주도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와 데이비드 실버 강화학습 연구총괄도 인터뷰에 참석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는 “이세돌 9단에게 존경심을 표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이 넘쳤던 게임”이라며 “오늘 결과에 대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데이비드 실버 연구총괄은 “알파고가 보유한 능력의 한계치까지 밀고 나가야 했다”며 “모든 면에 있어서 한계를 시험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오늘 업적에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이날 대국 소감으로 “너무 놀랬다”며 입을 열었다. 잇단 소감 요청엔 “조금 충격적이긴 하지만 즐겁게 뒀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반 실패가 끝까지 이어졌다”면서도 “초반엔 완벽하게 질 줄 몰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9단은 알파고에 대한 감상으로 “초반에 풀어가는 능력이 놀라웠다”며 “나중엔 서로가 어려운 바둑이 아닌가 했는데 거기서 승부수 혹은 사람으로 치자면 자신이 없다면 도무지 둘 수 없는 수가 나왔다. 거기서 놀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늘 포석이 너무 실패했다”며 “그런 점만 (만회)한다면 저에게 승률이 있지 않겠나. 이제 (승률이) 5대5가 아닌가 한다”고 예상했다.
대국 해설을 맡았던 김성룡 9단은 보다 구체적인 소감을 내놨다.
김 9단은 “프로기사로서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밝히고 “한순간에 알파고가 뚜렷하게 망한 장면이 있었다. 프로라면 거의 끝났다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이상하게 한 모습이었는데 그럼에도 형세는 만만치 않았다. 나중에 알파고가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그는 “알파고는 전혀 인간같이 두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바둑을 뒀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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