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요즘 TV 업계 부진이 심상치 않다. 1위,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초 내걸었던 TV 출하량 목표치를 모두 낮췄다. 상반기는 적자가 확실하고 하반기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에 의해 실적이 다소 회복됐으나 획기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어려움의 원인은 대외환경,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달러화의 강세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신흥국 금융 시장의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게 돼 있다. 달러와 연동되는 국제 유가 역시 하락한다. 이 같은 영향으로 러시아와 브라질 등 천연 에너지가 주요 수출 품목인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폭락했다.
세트 업계가 이런 상황이라 후방 산업인 디스플레이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세트보다 더 많은 재고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패널 업체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양적‧질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향후 2~3년 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는 양적‧질적 우위를 점하겠지만 이 기간 동안 확실한 준비가 없다면 중국과 동등하거나 열세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재고부터 살피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2000만대 수준인데 패널 공급량은 2억6000만대로 4000만대의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패널 재고를 14% 정도로 파악한다.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것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값비싼 IT 패널을 TV 패널로 대체하는 등의 수요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넘어가는 패널 재고는 800만대로 예상된다. 결국 이 재고는 그대로 패널 업체가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패널 업체 입장에서 공장(팹) 가동률을 조정하면 안정적으로 재고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원가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시기다.
패널 출하량 자체는 역성장이지만 면적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IHS에 따르면 올해 대형 디스플레이 출하량 예상치는 6억8200만개로 작년 7억2000만개보다 5% 줄어든다고 밝혔다. 출하량 감소에는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과 같은 IT 패널 시장의 약세가 큰 영향을 끼쳤다.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 면적이 작년 1억5천100만 제곱미터(㎡)에서 올해 1억5천900만㎡로 늘어난 것은 그만큼 TV 화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중국 패널 업체의 공세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는데 주력인 30인치대 패널을 40인치대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TV 평균 화면크기는 올해 39.4인치에서 내년에는 40인치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울트라HD(UHD) TV와 같은 고수익 프리미엄 제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TV 출하량을 조정하는 상황에서도 UHD TV 만큼은 목표치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UHD는 고화질 특성상 30인치대보다는 적어도 50인치인치대에서 효과적으로 성능을 발휘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40인치대까지 충분히 영향력을 높일 수 있어서 낮아진 출하량을 보전하기에 적당하다.
TV 업계는 지난 5년간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3D,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 기능 등을 마케팅 소구 포인트로 내세웠다. 하지만 작년부터 해상도 경쟁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 혹은 교체 수요를 불러일으킬 만 한 포인트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해상도와 화면 크기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따라서 내년 디스플레이 업계는 UHD TV 수요 확대에 따른 원가절감 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성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적록청(RGB) 외 백(W)색 부분화소를 추가한 변형화소 구조의 패널을 채용한 제품과 화면 주사율이 60Hz인 패널을 탑재한 보급형 제품이 키 포인트다. RGBW의 확실한 장점은 결국 원가절감이다. 통상 고해상도를 구현하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 확보가 어렵다. UHD 패널은 적정 밝기를 구현하기 위해 백라이트용 발광다이오드(LED)를 더 배치하거나 추가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눈여겨봐야 한다. 아직까지 TV에서의 메인 플레이어는 LG디스플레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언제 본격적인 참가를 선언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과 함께 부진한 제품 수요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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